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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지 않고는 클 수 없다'. 삼성 라이온즈 코칭스태프가 최충연(19)에게 당부하는 말이다. '피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붙어라'. 뻔한 얘기이지만 '루키'라면 반드시 숙지해야 하는 말이다. 하지만 쉽지 않다. 마운드 위는 외롭고 두려운 자리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높다. 1군 풀타임 뛸 수 있는 근력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묵직한 볼 끝을 위해선 살도 좀 쪄야 한다. 여기에 시즌 초반 부상까지 당했다. 개막 직후 옆구리 근육이 찢어졌다. 한 때 147~8㎞까지 나온 직구가 5㎞ 정도 뚝 떨어진 이유다. 그러면서 몸쪽 승부를 할 줄 아는 신인이라던 그가 스트라이크 잡기 바쁘다.
4일 잠실에서도 그랬다. 1회 선두 타자 민병헌 볼넷, 후속 오재원도 볼넷이었다. 3번 에반스에게 좌월 2루타를 맞고는 김재환을 또 한번 볼넷으로 내보내며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그나마 후속 타자와 승부는 좋았다. 오재일, 양의지, 박건우 등 까다로운 타자를 모두 넘어섰다. 하지만 2회 선두 타자 류지혁에게 우월 솔로 홈런포를 허용했다. 낮게 형성된 초구 직구(138㎞)를 류지혁이 걷어 올렸다. 이후 삼성 벤치는 최충연이 9번 김재호에게 또 한 번 볼넷을 허용하자 두 번째 투수 김대우를 올렸다. 인내심이 바닥 났다.
하지만 최충연은 맞지 않았다. 첫 타자부터 공이 높았고, 볼넷을 남발했을 뿐이다. 또 스피드가 나오지 않았다. 두산이 측정한 이날 직구 최고 시속은 140㎞다. 옆구리 부상 이후 투구폼이 미세하게 달라졌다는 그의 직구는 시범경기 때보다 7㎞ 느렸다. 잠실=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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