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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는 지난해 신생팀 kt가 1군에 참가하자 팀당 경기수를 144게임으로 확장하고 '와일드카드' 제도를 만들어 포스트시즌 진출팀을 5개로 늘렸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KBO가 리그의 질은 생각지도 않고 외연 확장과 흥행에만 몰두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와일드카드는 '신의 한 수'였다. 시즌 막판까지 순위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돼 흥행의 기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
올해도 이같은 상황이 재현되고 있다. 9월 2일 현재 1~3위인 두산과 NC, 넥센은 포스트시즌 티켓을 확보한 상황이다. 4위 KIA부터 9위 삼성까지 무려 6개팀이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레이스를 이어가고 있다. KIA와 삼성의 승차는 6.5경기, 5위 LG와 삼성은 4.5경기차다. 이들 6개팀은 각각 20~27경기를 남겨놓고 있어 순위가 바뀔 수 있는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
지난해와 다른 점이 있다면 경쟁 자리가 2개로 늘었다는 것. 즉 4위 싸움도 추가적으로 즐길 수 있는 볼거리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먼저 2승을 올린 팀이 준플레이오프에 올라가는 방식을 택하고 있는데, 4위 팀이 1승을 안고 홈에서 2경기를 모두 갖기 때문에 5위 팀에 비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하위권을 면치 못했던 LG가 8월초 9연승을 달리면서 5위 싸움에 뛰어든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한 달간 특정 순위팀과의 승차를 2~3경기 줄였다면 매우 잘한 레이스라는 말을 듣는게 현실이다.
올시즌 5위는 승률 4할8푼대 근처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난해에도 5위 SK의 승률은 4할8푼6리였다. 4할8푼을 5위팀 승률로 놓고 계산하면 남은 경기서 KIA는 10승14패, LG는 12승12패, SK는 11승9패, 한화는 15승10패, 롯데는 17승9패, 삼성은 18승9패를 올려야 한다. 이 점에서 보면 KIA와 LG, SK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임은 분명해 보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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