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꿈치에 이상이 발생한 한화 이글스 송창식에게는 지금 세 가지 물음표가 달려있다. 하나는 부상의 직접적 이유, 즉 '왜?'다. 두 번째는 현재 상태, '얼마나 안좋나?'가 된다. 그리고 마지막. 가장 중요한 세 번째 물음표는 복귀 시기에 관한 것, '언제 돌아올 수 있나?'로 정리된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세 가지 물음에 관해 누구도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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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갑작스럽게 발생한 통증이라는 게 김 감독의 설명. 하지만 핵심이 빠진 답변이다. 상당수 야구인들은 송창식의 부상을 누적된 피로에 따른 결과로 보고 있는데, 김 감독의 답변에는 이에 관한 내용이 빠져있기 때문이다. 송창식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많은 투구 이닝과 투구수를 소화했다. 지난 2년간 총 130경기(선발 11경기)에 나와 206⅔이닝을 던졌다. 올해는 65경기에 나와 94이닝을 책임졌는데, 이는 불펜 투수 중에서 두 번째로 많은 이닝이다. 이 과정에서 쌓인 데미지가 팔꿈치에 문제를 일으켰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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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후, 기다렸던 결과가 나왔다. 한화 구단 측은 "송창식이 오후 3시경 일본 요코하마 미나미 공제병원에서 MRI 촬영 등 정밀 검진을 받았다. 그 결과 우측 팔꿈치의 뼛조각 때문에 염증과 통증이 생긴 것으로 판명됐다. 향후 이지마치료원으로 이동해 치료를 받을 예정"이라며 "복귀 시점은 치료 경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나마 최악의 상황은 면한 셈이다. 특별히 인대나 근육 자체쪽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긍정적 조짐은 전날 일본 현지에 송창식과 동행한 트레이너의 보고에서도 나타났다. 김 감독은 지난 30일에 "보고를 받았는데, 오늘은 어제보다는 상태가 낫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 보고 때문에 김 감독은 송창식을 30일에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지 않은 것이다.
'조기 회복'의 여지를 남겨둔 조치였다. 만에 하나 엔트리에서 제외하면 '재등록'까지 10일의 손실이 발생한다. 그런 데미지를 피하기 위해 송창식을 일단 엔트리에 잔류시킨 것이다. 언제든 회복되기만 하면 1군에서 쓰겠다는 의지다. 이런 와중에 일본에서 다시 날아온 정밀검진 결과는 긍정적이다. 그래서 송창식의 지속적인 엔트리 잔류 가능성도 커졌다.
특히나 9월1일부터는 1군 엔트리가 5명 확대된다. 송창식과 한화에 모두 호재다. 일단 구단은 권 혁에 이어 송창식도 부상으로 당분가 나올 수 없는 상황이라 투수진의 수혈이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기존 멤버의 손실없이 새 얼굴을 불러올릴 수 있기 때문. 송창식도 그래서 복귀 직전까지도 1군 엔트리에 잔류할 수 있을 듯 하다.
더군다나 한화 2군에는 실질적으로 당장 팀전력에 크게 도움을 줄 인물이 별로 많지 않다. 그래서 송창식을 배제하지 않고도 확대엔트리 구성에 무리가 생기지 않을 수 있다. 김 감독은 이런 점까지 고려해 송창식을 1군 엔트리에 남겨둔 것이다.
언제? 송창식의 복귀 시점은?
정밀 검진으로 인해 부상의 요인과 현재 상태, 그리고 향후 치료법이 명확히 나왔다. 복귀까지의 가이드맵이 제시된 것이다. 일단 발생한 염증을 가라앉히고, 뼛조각이 새로운 염증을 만들지 않도록 근육을 강화하는 형태의 재활이 이어지고, 그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약물 치료 정도가 추가될 것이다. 이후 상태가 괜찮다면 복귀가 순조롭게 이어질 수 있다.
여기서 세 번째 물음표가 탄생한다. 그렇다면 과연 송창식은 언제쯤 건강하게 돌아와 다시 공을 뿌리게 될까. 이걸 결정하는 건 김성근 감독이 아니다. 병원 의료진이 일단 재활 계획을 세우고, 한화 트레이너진이 그걸 구체화 시키게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송창식 본인의 판단이다. 아무리 의사나 트레이너가 "다 됐다"고 해도 본인이 몸상태에 관해 확신이 들지 않는다면 복귀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다 거친 후 김 감독에게 최종 보고가 들어가고 그때서야 컴백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검진 결과가 나온 현재, 예상할 수 있는 복귀 일정은 대략 두 가지다. 일단 다음주 내에 복귀하는 것. 이지마치료원에서 팔꿈치의 염증과 통증이 빨리 잡히면 송창식은 주말쯤 서서히 투구 연습에 들어갈 수도 있다. 근거리 캐치볼 등 재활 투구연습 과정이 무난히 이뤄지면, 다음 주말 컴백이 불가능하진 않다. 1군 엔트리에 남겨뒀던 효과를 바로 누리게 되는 케이스다.
두 번째는 2~3주내 복귀다. 이는 비슷하게 팔꿈치 염증 및 통증 증세로 최근 재활을 거쳐 복귀한 장민재 케이스를 참조하면 된다. 뼛조각은 수술을 하지 않는 한 없앨 수 없다. 근본적으로는 염증을 유발하지 않도록 주변 근육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그리고 당장 생긴 염증 증세는 약물 주사 치료등으로 빠르게 호전될 수 있다. 그래도 송창식이 정상 구위를 만드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릴 지는 모르는 일이다. 즉, 부상은 금세 치료할 수 있지만 다시 구위를 끌어올리는 데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것. 그래서 2~3주 정도가 예상된다.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는 점에서 송창식이나 한화 모두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그러나 어쨌든 한화로서는 시즌 막판 송창식을 10경기 이상 활용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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