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와 타자 사이에는 미묘한 상성관계가 있다. 예를 들어 A팀 타자들을 상대로는 엄청난 위력을 보이는 투수가 B팀 타자들 앞에서는 흠씬 두들겨맞는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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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넥센을 상대로는 최악의 기록을 남겼다. KBO리그 첫 등판(6월25일 대전 롯데전)에서 기분좋게 승리를 따낸 뒤 6월30일 고척 넥센전에 호기롭게 나섰지만, 불과 2⅔이닝만에 무려 8안타 2볼넷 1사구로 6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첫 패배를 떠안았다. 롯데와의 경기에서는 상당히 정교했던 제구력이 넥센 앞에서는 흔들렸다. 롯데 타자들이 꼼짝없이 당했던 150㎞ 후반의 강속구는 희한하게 넥센 타자들에게는 쉽게 얻어맞았다.
이후 카스티요는 넥센전에 나서지 않았다. 한화와 넥센의 경기 자체가 6월30일 이후부터 8월22일까지 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카스티요에게는 차라리 잘된 일일수도 있다. 넥센전 트라우마를 씻어내면서 설욕을 위한 준비를 충분히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복수의 시간이 결국 찾아왔다.
특히나 올해 한화는 넥센을 상대로 크게 고전했다. 12번 싸워 4승밖에 거두지 못했다. 이 여파가 현재 순위에 큰 악영향을 미쳤다. 때문에 한화가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이런 일방적인 흐름에서도 반드시 벗어나야 한다. 그 선봉의 역할을 카스티요가 맡게된 것이다.
뭐니뭐니해도 카스티요의 최대 무기는 강속구다. 하지만 지난 경기를 통해 넥센 타자들의 속구 대처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 이미 입증됐다. 때문에 두 번째 등판에서는 패턴 변화가 필수적이다. 볼배합의 다양화하는 동시에 제구력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그런 면에서 포수의 역할도 상당히 중요하다. 넥센 타자 중에서는 이택근과 김하성, 김민성 등을 특히 주의해야 한다. 과연 카스티요가 넥센을 상대로 화끈한 복수전에 성공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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