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위의 늪'에서 탈출하려면 '조연'들의 활약이 필요하다.
한화 이글스는 최근 한 달째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아무리 날개를 휘저어도 7위의 천정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는 사이 점점 잔여경기수는 줄어들고 있다. 가을잔치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반드시 8월안에 7위의 늪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래야 4~5위권을 넘볼 수 있다.
하지만 이 목표가 생각처럼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 사실 한화는 지난 한 달간 꽤 선전했다. 처음 7위 자리에 올랐던 지난 7월14일 이후 8월15일까지 한 달간 치른 25경기에서 14승11패로 승률 5할을 넘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위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한 건 경쟁팀 역시 비슷하게 잘했기 때문이다. 이 기간 동안 KBO리그 10개 구단 중 승률 1위 팀은 LG트윈스였다. 15승10패로 승률 6할을 찍으며 중하위권 순위경쟁에 일대 파란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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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한화이글스의 경기가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한화 양성우가 7회초 1사 2,3루에서 2타점 적3루타를 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6.07.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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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역시 14승11패로 한화와 같은 성적을 기록했고, SK는 12승12패로 승률 5할을 유지했다. 여기에 롯데가 10승14패로 하락세를 보이며 중하위권 순위 격차를 크게 줄이는 역할을 해줬다. 한 마디로 지난 한 달간 4~7위권은 일대 혼전이었다. 모두 아껴뒀던 내공과 초식을 마음껏 뿜어내며 혈투를 벌였다. 결국 한화는 더 내려가지는 않았지만, 더 오르지도 못했다.
이 과정에서 한화의 주력 선수들은 가진바 기량을 전부 드러냈다. 김태균과 정근우 이용규 송광민 로사리오 등 핵심 타자들과 권 혁, 박정진, 송광민, 윤규진, 정우람 등 주력 투수들은 정말 사력을 다해 싸웠다. 개인별로 지난 한 달간 부침의 시간을 겪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이들 스타플레이어들은 자기들의 이름값은 했다. 흔들리던 정우람도 최근 3연속 세이브를 따내며 정말 중요할 때 위력을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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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프로야구 한화와 두산의 경기가 3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한화 정대훈이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7.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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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들의 꾸준한 활약 덕분에 한화는 그나마 7위에서 제자리 걸음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혼전의 와중에 기둥들이 그나마 버텨준 셈이다. 그런데 이런 형세를 다른 관점에서 볼 수도 있다. 이런 것이다. 한화는 지난 한 달간 주전들이 거의 100% 활약을 한 덕분에 7위를 지켰지만, 더 올라가지는 못했다. 추가 동력이 필요한데 주전선수들에게 더 힘을 내라고 하는 건 사실 무리다. 그렇다면 7위 위로 치솟기 위해서는 추가 전력이 가세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쉽게 말해 비주전급 조연들의 활약이 절실한 시점이라는 뜻이다.
투타에서 새로운 추진 동력이 될 만한 선수들은 충분히 있다. 거의 주전자리를 굳힌 양성우나 부상에서 복귀한 하주석, 최근 백업 외야수로 좋은 활약을 보이는 장민석 등이다. 마운드에서는 정대훈과 김재영 등을 기대해볼 만 하다. 사실 이들에게 큰 활약을 바라는 건 아니다. 실책하지 않고, 주어진 상황에서 정상적인 팀플레이를 해주는 것만으로도 시즌 막판엔 큰 힘이 될 수 있다. 한화가 7위를 벗어 위로 날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요소들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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