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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퍼트-테임즈 MVP, 진부한 논쟁과 치열한 경쟁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6-08-15 09:44


두산 베어스 니퍼트가 14일 잠실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3회초 투구를 마치고 여유로운 표정으로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이날 니퍼트는 7이닝을 5안타 1실점으로 틀어막고 시즌 15승 고지에 올랐다.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진부한 논쟁 가운데 하나가 다승왕과 홈런왕 중 누가 MVP가 돼야 하느냐이다.

지난해까지 역대 MVP 34명 가운데 다승왕은 12명, 홈런왕은 18명이었다. 매년 다승과 홈런 타이틀 홀더가 탄생했음을 고려하면 홈런왕이 다승왕보다 우세했음을 알 수 있다. 다승왕, 홈런왕이 아닌 다른 타이틀로 MVP를 따낸 선수는 4명뿐이었다. 1987년 장효조, 1994년 이종범, 2014년 서건창, 2015년 테임즈가 그들이었다. 즉 다승왕 또는 홈런왕에 오르지 않고서는 웬만한 기록 가지고 MVP 도전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올해도 다승왕 또는 홈런왕이 MVP에 오를 공산이 커지고 있다. 두산 베어스 더스틴 니퍼트와 NC 다이노스 에릭 테임즈간의 2파전이다. 아직 시즌 종료까지 한달 하고도 보름 정도가 남아 있어 MVP 논쟁이 이른감이 있지만, 걸출한 두 외국인 선수가 펼치는 후반기 페이스가 열기를 뿜고 있다.


NC 다이노스 테임즈는 이미 지난해 MVP에 오른 경험이 있다. 2년 연속 최고의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두산 니퍼트와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니퍼트는 15일 현재 다승(15), 평균자책점(2.99), 승률(0.833)서 1위를 달리고 있다. 테임즈는 홈런(35), 득점(94), 장타율(0.740) 선두다. 니퍼트는 다승, 테임즈는 홈런 부문서 압도적인 1위를 질주하고 있어 이변이 없는 한 해당 타이틀을 거머쥘 공산이 크다.

니퍼트는 14일 잠실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7이닝 동안 5안타 1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시즌 15승째를 따냈다. 아울러 평균자채점도 2점대로 끌어내렸다. 전체 투수중 2점대 평균자책점은 니퍼트가 유일하다. 등 근육통에서 돌아온 이후 2경기 연속 승리를 따내며 승수쌓기에 속도를 붙인 상황. 이미 2011년 자신의 한시즌 최다승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니퍼트는 지난 2011년 KBO리그 데뷔 이후 MVP는 커녕 개인 타이틀 하나 없이 에이스로 활약해 왔다. 각 부문 상위권에서 고른 활약을 보여줬을 뿐 타이틀과는 인연이 없었다. 니퍼트가 주도하는 이번 MVP 경쟁이 흥미로운 이유다.

테임즈는 이날 창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3회말 역전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팀은 5대6으로 재역전패를 당했으나, 테임즈는 자신의 클러치 능력과 장타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테임즈는 지난해 MVP다. 홈런왕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사상 첫 40(홈런)-40(도루)의 대기록을 달성하며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MVP가 됐다. 40-40은 강력한 '한 방'이었다. 올해는 KBO리그 데뷔 이후 첫 홈런왕 등극을 노리고 있다.

누가 MVP가 되든 자격에는 손색이 없다. 니퍼트의 경우 탈삼진 부문서도 105개로 선두 롯데 자이언츠 레일리를 6개차로 추격중이다. 테임즈는 타점 부문서 선두 한화 이글스 로사리오와 불과 1개 차이다. 몇 개의 타이틀을 차지하느냐도 MVP 향방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덧붙여 표심을 사로잡을 수 있는 또다른 기록은 20승과 50홈런이다. 두 선수 모두 해당 기록을 가시권에 두고 있다.

하지만 MVP 투표서 기자단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또 하나의 변수가 있다. 바로 팀성적이다. MVP, 즉 가장 가치로운 활약을 펼친 선수란 본래 팀승리에 가장 많은 공헌을 한 선수를 의미한다. 현재 선두 경쟁을 하고 있는 두산과 NC 가운데 어느 팀이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하느냐가 표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1995년 이후 한 번도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해 본 적이 없다. 김경문 감독의 지휘 아래 2013년부터 1군에 참가한 NC 역시 지난해 2위가 페넌트레이스 최고 성적이다. 두 팀 모두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이들 '간판 투수', '간판 타자'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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