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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령 최영필이 폭염야구를 버티는 법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6-08-11 00:16


◇지난달 6일 KIA-kt전. KIA 최영필이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수원=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7.06.

프로야구는 야간경기지만 그건 경기중 얘기다. 준비는 한낮 땡볕 아래서 진행된다. 홈팀은 오후 2시 남짓부터 경기 준비를 한다. 타자들은 배팅 연습을 하고 투수들은 러닝, 불펜피칭을 한다. 원정팀은 오후 4시쯤이면 경기장에 도착해 역시 준비에 들어간다. 경기 시작전부터 선수들의 몸은 땀으로 샤워를 한다. 경기 직전 라커룸에서 몸을 식힌 뒤 나오지만 한여름은 두배, 세배 힘들다.

20대, 30대 선수들도 힘든데 최고령 투수 KIA 최영필(42)은 오죽할까.

10일 두산전에 앞서 최영필은 경기시작 2시간 30분전 서둘러 몸을 풀기위해 그라운드로 나서고 있었다. 최영필은 "올여름이 유난스럽다. 사실 언제나 여름은 더웠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크게 힘든 것은 모른다. 다만 팀이 5할 승률을 눈앞에 두고 자꾸 아쉬운 경기를 하는 것이 너무 속상하다. 그래도 요즘 팀분위기는 최고다. 우리팀 타자들 집중력도 좋다"고 말한다.

최영필은 올해도 자신의 역할을 다해주고 있다. KIA 관계자는 "잘해줘도 너무 잘해준다. 최영필은 자신의 연봉(1억3000만원) 가치의 몇 배를 수행하는 선수"라고 말했다. 올시즌 40경기에 출전해 3승2패 2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3.35를 기록중이다. 사실 올해는 지난해보다 개인적으로는 더 힘들다. 지난해는 필승조 멤버로 주로 이기고 있는 상황(홀드)에서 등판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이기든, 지든, 점수차가 근소하면 자주 마운드로 불려 나간다.

지난 4일 한화전에서는 임시 선발 역할(3⅔이닝 2실점)도 맡았다. 시즌이 깊어지다보면 선발 로테이션이 흐트러지고 부상선수들이 속출한다. 급하게 2군에서 올릴 선수도 마땅치 않다. 이럴때 손쉽게 선택할 수 있는 선수가 베테랑 최영필이다. 최고구속은 140㎞대 초반이지만 공격적인 피칭을 하고 다양한 변화구, 몸쪽승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날 최영필은 팀이 5-3으로 앞선 6회말 마운드에 올라 2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12대4 승리 디딤돌이 됐다.


◇KIA 선수들이 지난달 28일 LG전에 선발 등판한 최영필이 3회 2사까지 무실점 호투를 펼치고 교체되자 박수를 보내며 맞고 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최영필의 가장 큰 장점은 적은 볼넷 수다. 올시즌 45⅔이닝 동안 볼넷은 7개에 불과하고, 대신 탈삼진은 41개를 잡아냈다. 벤치에서 보면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최영필은 "날씨가 더워 체력관리를 잘해야 하는데 잠을 설칠때가 많다. 푹 잠을 자지 못하고 자주 깬다. 아무래도 나이를 먹어서 그런것 같다(웃음)"며 "도핑이 강화돼 아무 보약이나 먹을 수는 없다. 하지만 구단 트레이너와 상의 해 성분을 꼼꼼하게 따져 체력에 도움이 될만한 먹거리를 따로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10일 경기에 앞서 KIA 코칭스태프는 헥터와 지크의 몸상태를 언급하며 선발로테이션을 어떻게 짜야할지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주말에는 대체선발을 낼 가능성도 있다. 여러가지 카드 중 하나로 최영필의 이름이 맨먼저 나왔다. 최영필에게 나이는 더 이상 무의미하다. 100경기를 넘어섰지만 올해도 부상없이 오로지 실력으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KIA 최영필.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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