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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질빚는 한화 투수운용 전략, 대체자원 있나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6-08-07 03:16


최근 한화 이글스 1군 투수진에는 좀처럼 보기 힘들 일이 나왔다. 두 명의 투수가 1군엔트리에 들어왔다가 단 한 경기에도 나오지 못한 채 며칠 만에 다시 2군행으로 내려간 일이다. 가끔 1군 엔트리 운용 과정에서 1군에 등록됐다가 경기에는 나가보지 못한 채 2군으로 가는 선수가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두 명의 선수가 며칠 사이에 비슷한 형태로 1-2군을 오간 건 매우 드물다.


◇한화 이글스 우완 불펜 황재규가 6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NC다이노스전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황재규가 1군 경기에 나온 것은 지난 2014년10월13일 대전 삼성전 이후 663일만이다. 사진 제공=한화 이글스
지난 3일에 1군 엔트리에 올라온 2년차 좌완투수 김범수는 바로 다음날인 4일에 2군으로 내려갔다. 지난 5월23일에 2군에 내려갔다가 73일만에 힘들게 1군에 올라왔지만, 실전에서 공 1개도 던져보지 못했다. 김범수는 운이 없었다. 충분히 1군에서 활용가능했지만, 하필 그가 1군에 올라온 날 열린 광주 KIA전에서 주전 유격수 하주석이 오른쪽 종아리에 사구를 맞는 일이 벌어졌다. 팀 입장에서는 하주석의 사구 여파를 대비하기 위해 백업 내야수가 급히 필요해진 상황. 결국 권용관이 올라올 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해 김범수가 빠져야 했다. 불펜에 좌완이 넘치는 것도 한 이유다.

그런데 김범수의 2군행이 결정된 지 이틀만인 6일에 배영수가 또 2군행을 통보받았다. 배영수 역시 지난 2일에 1군 엔트리에 올라왔다가 4일 만에 다시 짐을 쌌다. 그 역시 1군 등록 이후 실전에는 나오지 못했다. 배영수의 2군행 이유는 김범수와는 다르다. 한화 구단 측은 배영수의 2군행 이유에 대해 "아직 1군 실전 등판이 힘들다"고 간단히 밝혔다. 결국 김성근 감독이 직접 배영수의 구위를 점검했지만 '1군 실전용'에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파악된다.

김성근 감독은 배영수를 내리고 황재균을 콜업한 뒤 곧바로 이날 대전 NC전에 투입했다. 황재규가 1군 무대에 나선 것은 2014년 10월13일 대전 삼성전 이후 663일만이었다. 2015년부터 올해 중순까지 재활을 해 온 황재규는 7월 하순부터 2군 경기에 5차례 나와 평균자책점 2.84에 1승1패 1세이브로 괜찮은 모습을 보였다. 그 덕분에 1군에 올라왔는데 이날 2⅔이닝 동안 홈런 1개 포함 5안타 4실점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약 1년10개월 만의 복귀전이 부담스러웠듯 하다.

김범수와 배영수의 2군행은 내부적인 사정과 외부적인 변수가 같이 작용해 나타난 결과다. 현재 선발요원 송은범이 어깨 재활중인 한화는 투수진 보강이 시급하다. 송은범이 빠진 자리를 메우기 위해 불펜진의 소모도가 가중되고 있다. 선발이든, 불펜이든 새 힘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래서 2일에는 배영수, 3일에는 김범수를 1군에 올렸던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들이 1군에서 단 1개의 공도 던져보지 못하고 내려감으로써 투수진 운용전략에 차질이 생겼다. 또한 석연치 않은 점도 있다. 배영수는 지난 2일 1군에 올라온 뒤 "2군에서 준비를 많이 했다. 구속도 회복되는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당시 김성근 감독은 "2군에서 계속 좋다는 보고가 들어왔다"며 배영수를 1군에 부른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불과 4일만에 실전에 써보지도 않고 2군으로 돌려보냈다. 배영수의 몸상태가 갑자기 안좋아 졌거나 또는 2군 코칭스태프의 보고가 결과적으로 틀렸다는 뜻이다.

어쨌든 현재 중위권 싸움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화 입장에서는 투수진 보강이 반드시 필요하다. 구체적으로는 유사시 선발도 가능한 전천후 투수가 필요하다. 배영수와 김범수에게 이 역할을 기대했지만, 일단은 실패했다. 다시 시도하려면 최소 1주일을 기다려야 한다. 또 황재규는 1군에 적응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 과연 이제 어떤 투수를 끌어올려야 할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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