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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빌딩중이라는 KIA, 4강 싸움 어떻게 봐야하나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6-08-03 11:36


31일 SK전에서 이겨 6연승을 거둔 김기태 KIA 감독이 경기가 끝나 뒤 관중석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2016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KIA타이거즈의 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KIA 김호령이 9회초 무사 1루에서 동점 투런홈런을 치고 홈인하고 있다.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6.07.09/

'리빌딩중'이라는 팀이 4~5위 싸움을 하고 있다. 대다수 팀이 개막을 앞두고 우승, 포스트 시즌 진출을 애기할 때 목소리를 낼 수 없었다. 애초부터 중위권도 아니고, 하위권 전력으로 분류됐던 KIA 타이거즈다. 김기태 감독이 부임한 지난해도 그랬고, 올해도 KIA는 '리빌딩중'이라는 팻말을 내걸었다. 2015년, 2016년 두 시즌 동안 착실하게 힘을 키워, 2017년에 승부를 걸겠다고 했다. 다들 군 복무중인 내야수 안치홍, 김선빈이 제대해 풀타임 가동할 수 있는 2017년을 애기했다.

2017년은 김 감독의 3년 계약 마지막 해이기도 하다.

그런데 요즘 KIA를 보면, 그들이 머릿속에 그렸던 '미래'를 앞으로 끌어온 팀 같다. '리빌딩중'인 팀이 아니라, '리빌딩'을 마친 팀처럼 보인다. 전반기 중후반까지 들쭉날쭉하며 하위권을 맴돌더니, 2일 현재 4위에 자리하고 있다. 오랫동안 4~5위를 지키고 있던 SK 와이번스, 롯데 자이언츠를 끌어내리고 올라갔다.

가장 이상적인 팀 리빌딩 시나리오가 있다. 팀 성적을 포기하지 않고, 베테랑이 중심을 잡아주면서, 젊은 선수를 키워내는 것이다. 이번 시즌 KIA가 여기에 가장 가까운 팀이다.

현재 KIA 주축 전력은 경험 많은 베테랑, 기존의 주전 선수다. 고참 선수를 존중해주는 김 감독은 먼저 베테랑 선수에게 충분한 기회를 주고 평가를 한다. 몇몇 베테랑 선수가 팀을 떠나고 주전경쟁에서 밀려났으나, 핵심 전력은 어디까지나 기존 선수다. 주장 이범호를 비롯해 김주찬 나지완 서동욱 신종길 등 30대 야수들이 타선을 이끌고 있다.

마운드에선 에이스 양현종, 40대의 최영필 임창용, 30대의 김광수 등이 버티고 있다.

여기에 젊은 선수, 유망주들이 힘을 불어넣는다. 지난해 주전 포수로 도약한 이홍구(26) 백용환(27)이 있고, 대졸 3년차 강한울이 주전 유격수다. 강한울은 이전보다 수비가 많이 안정적이라는 얘기를 듣고 있다.


2016 프로야구 두산과 KIA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가 1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KIA 이범호가 7회 좌중월 투런 홈런을 치고 김창희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잠실=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2016.07.10/
대졸 2년차 김호령은 중견수로 확실하게 뿌리를 내렸다. 외야 수비에 관한한 KBO리그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한울과 김호령 모두 지난해까지 타격능력이 떨어져 아쉬움이 컸다. 하위타선의 '구멍'으로 불렸다. 하지만 올해는 많이 달라졌다. 2일 현재 강한울(25)이 타율 2할8푼3리, 김호령(24)이 2할8푼1리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시즌중에 한화 이글스에서 이적한 외야수 노수광(26)은 요즘 가장 뜨거운 타자다.


젊은 선수들이 성장해 선수층이 두터워졌다. 가용 전력이 커져 팀에 힘이 붙었다.

'명문' 타이거즈는 오랫동안 과거의 명성을 먹고 살았다. 2001년 중반 해태 타이거즈에서 KIA 타이거즈로 바뀐 후 2009년, 딱 한 번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최근 몇 년간 침체에 빠져, 포스트 시즌에 나가지 못했다. 팀 체질 개선을 위해 김기태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는데, 착실하게 새 팀으로 일신하고 있다.

전반기처럼 앞으로도 들쭉날쭉 경기력이 나타날 수도 있겠지만, 타이거즈가 이전보다 강해진 건 분명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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