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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과 공포 KIA 상승세, 지속 가능한가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6-08-01 11:27


7월 30일 인천 문확구장에서 열린 SK전. 완투승을 거둔 양현종이 김기태 감독의 축하를 받고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31일 SK전에서 이겨 6연승을 거둔 김기태 KIA 감독이 경기가 끝나 뒤 관중석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잠시 머물다 지나가는 바람일까, 아니면 지속 가능한 강풍일까.

중하위권을 맴돌던 KIA 타이거즈가 중위권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지난 주 열린 6경기를 모두 쓸어담았다. kt 위즈를 상대로 3승을 거두더니, 원정 SK 와이번스전 3경기를 모두 가져갔다. 올시즌 두번째 6연승을 거뒀다.

6연승과 함께 지난 4월 12일 이후 처음으로 4위로 올라섰다. 불과 2주전만 해도 엄두를 내지 못했던 그림이다. 뜨거웠던 KIA의 지난 한주를 돌아보고, 남은 시즌을 전망해본다.

충격과 공포, KIA가 무섭다

최하위 kt전 3연전 스윕까지는 '충격과 공포' 수준으로 보긴 어려웠다. 전반기에 위즈를 상대로 5승2패로 우위를 점해 위닝시리즈를 기대했다. 하지만 4위를 굳건히 지켜온 SK전은 달랐다.

강력한 KIA를 분명하게 보여준 두 가지 장면이 있다. 1~2선발 양현종과 헥터 노에시의 2경기 연속 완투승이다. 양현종은 7월 30일에 9이닝 1실점 호투로 SK 타선을 압도했고, 헥터는 31일 9이닝 5실점 역투를 펼쳤다. KIA 벤치는 투구수 100개를 넘긴 두 선수를 9회에도 올렸다. 양현종은 투구수 121개, 헥터는 127개를 던졌다. 불펜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나온 단비같은 완투승이었다.

헥터는 6연승의 첫날인 지난 7월 26일 kt전에서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고 승리를 따낸데 이어 지난 주에 2승을 거뒀다. 1~3선발 양현종, 헥터, 지크 스프루일이 지난 주 4경기에 선발로 나섰는데, 모두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선발 맞대결에선 무서울 게 없는 타이거즈다.

지난 22일 주축타자 김주찬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됐을 때, 공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타선에서 차지하는 김주찬의 비중이 워낙 컸다.
31일 SK전에서 완투승을 거둔 헥터가 환호하고 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m)
하지만 김주찬의 빈자리를 거의 느낄 수 없었다. 지난 6경기 팀 타율이 3할5푼이었고, 52점을 뽑았으며, OPS(출루율+장타율) 0.952를 찍었다. 이 기간 팀 타율과 득점, OPS 모두 KBO리그 10개팀 중 1위였다. 6경기 중 5경기에서 두 자릿수 안타를 때렸다. 상하위 타선 구분없이 고르게 터졌다. 최고의 화력을 자랑했다.


투타 조화가 이뤄지면서, KIA는 롯데 자이언츠에 이어 SK까지 밀어냈다.

상승세는 얼마나 지속 가능한가

KIA 전력의 핵은 막강 선발진. 양현종(6승8패), 헥터(10승3패), 지크(8승10패)로 이어지는 '원투스리 펀치'가 위력적이다. 승수에 상관없이 내구성이 최고다. 세 주축 선발 투수가 나란히 한 번도 등판을 거르지 않고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다. 헥터는 142⅓이닝, 양현종은 140이닝을 던져 투구이닝 1~2위에 올라있다. 지크도 115이닝을 책임졌다. 이 부문 10위다.

양현종은 퀄리트 스타트 16번, 헥터는 14번을 기록해 이 부문 1위, 공동 2위에 랭크돼 있다. 올시즌 완투가 11번 나왔는데, 양현종(3경기)과 헥터(3경기)가 5번이다. 막강 선발진은 KIA의 최대 강점이다.

그런데 선발진의 그늘이 있다. 4~5선발로 시즌을 시작한 윤석민은 지난 4월 중순 이후 2군에 있고, 지난해에 비해 구위가 떨어진 임준혁은 지난 31일 SK로 트레이드가 됐다. 홍건희 임기준 한기주 등이 선발을 경험했는데,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

양현종과 헥터의 완투는 역설적으로 허약한 불펜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마무리 임창용의 합류했으나, 기대만큼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이 4.45로 2위인데, 구원진은 5.60으로 꼴찌다. 선발진, 특히 4~5선발이 조기에 무너지면 경기를 풀어가기 어렵다.


26일 kt전 4회말 3점 홈런을 때린 KIA 나지완.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들쭉날쭉 경기력도 불안요소다. 전반기에 5연승과 6연승을 거뒀는데, 어김없이 연승후 연패가 이어졌다. 기분좋게 3연전 스윕을 달성하고도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고 갑자기 침체에 빠지곤 했다. 전력이 안정적이지 못해서다. 공격 의존도가 높을수록 불확실성도 크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강한 선발진, 지난해보다 좋아진 타선을 들어 KIA를 후반기에 가장 선전할 팀으로 꼽는다. 1군 복귀를 앞두고 있는 윤석민이 어느 정도까지 역할을 해주느냐도 중요하다.

이번 주 KIA는 주중에 한화 이글스, 주말에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한다. 주말 삼성전에는 1~3선발을 가동하지만, 한화전에는 지크와 4~5선발이 나선다. 지난 주 4승(2패)을 거둔 한화전이 상승세의 고비가 될 것 같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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