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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자원이 턱없이 부족한 한국 프로야구다. 상대 전력의 상승이 두려워 눈치만 보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SK 고효준과 KIA 임준혁이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양팀은 31일 1대1 트레이드를 했다.
두 팀은 각각 반 게임 차 4위(SK) 5위(KIA)를 달리고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이런 시선 속에서 양팀의 트레이드의 손익계산서를 뽑는 게 가장 객관적이다.
하지만 올 시즌 5경기에 나서 평균 자책점 11.17을 기록하고 있다. 전성기 시절 그는 강력한 구위를 가지고 있었다. 140㎞ 후반대의 패스트볼과 낙차 큰 변화구로 상대 타자를 요리했다. 제구력이 좋지 않았지만, 강력한 스터프로 이런 약점을 최소화한 투구 내용이었다.
고효준은 트레이드 직후 31일 인천 문학구장 KIA 덕아웃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여전히 140㎞ 후반대의 패스트볼이 나온다. 그동안 투구수를 늘리기 위해 다소 조심한 부분이 있다. KIA에서는 좀 더 와일드한 투구를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KIA는 좌완 중간계투진이 부족하다. KIA 김기태 감독은 "고효준의 경우, 활용법에 대해서는 좀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선발, 롱 릴리프, 1이닝 중간계투로 모두 활용이 가능하다. 문제는, 효율적 활용이다.
고효준이 예전의 폼을 되찾는다는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고효준이 시선을 맞추는 부분은 좌타자 상대다. 고효준은 "아무래도 좌타자가 나올 때 중간계투진에서 내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상대 타자 분석 등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했다. 짧게 던지는데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패스트볼 구속 자체를 좀 더 빠르게 가져갈 복안을 가지고 있다.
임준혁은 2015년 9승6패2홀드를 기록했다. KIA 선발의 한 축으로 맹활약했다. 여전히 시즌 10승을 기록할 수 있는 기량을 갖춘 선수다. 하지만 올 시즌 1승2패, 평균 자책점 10.0을 기록하고 있다.
SK는 김광현의 이탈과 5선발의 부진으로 인해 선발진이 부족한 상태다. SK 김용희 감독은 "일단 다음주 화요일 1군에 등록되면 선발로 기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문제는 역시 떨어진 기량이다. 그는 올 시즌 5선발로 시작했지만,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2군으로 내려갔다.
양 팀은 자신의 팀 약점을 메울 수 있는 카드를 서로 바꿨다. 고효준과 임준혁은 올 시즌 1군에서 제대로 보여준 것이 없다. 이제 그들에게 기회가 왔다. SK는 취약해진 선발진, KIA는 부족한 좌완 전천후 카드를 얻었다.
그런 점에서 양 팀은 윈-윈 트레이드를 했다. 이제 그들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키는 작업이 남아있다. 인천=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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