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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사면초가다. 지난해 10월 발생했던 임창용 안지만 윤성환의 해외원정도박 스캔들 망령이 9개월 넘게 팀을 괴롭히고 있다. 털고 가고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으나 상황은 여의치 않았고, 삼성은 그때마다 주저했다.
사실 삼성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안지만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지만은 경찰이나 검찰 조사에서 혐의사실에 대해 계속 부인하고 있다. 임창용과 오승환은 검찰 조사에서 혐의를 시인하고 1000만원 벌금형을 받았다. 임창용은 삼성으로부터 방출됐고, 둘은 KBO로부터 시즌 절반 출전정지 처분을 받았다.
안지만과 윤성환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속시원하게 해명하려는 자세도 아니다. 올시즌 출전에 앞서 사과문을 읽을 때도 가타부타 말이 없었다. 주변에서 느끼기엔 '증거 부족으로 조사가 중단됐으면'하는 눈치였다.
안지만의 이번 사안도 엄청나게 중대한 일이지만 삼성은 이번에도 "일단 조사결과가 나오면 향후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법원 판결이나 검찰 수사 중 명확한 물증으로 인해 혐의 인정을 하지 않으면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는 뜻이다.
지난 19일 안지만은 갑작스런 어깨통증을 이유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삼성 구단은 이날 안지만으로부터 검찰 조사를 받은 사실을 통보받았다. 1군 경기에 출전시키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 2군으로 내렸다. 안지만의 향후 출전은 검찰 수사가 무혐의로 밝혀지기 전까지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안팎으로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다. 올시즌 최악 성적인 9위에 랭크돼 있다. 더군다나 고참인 임창용은 쉽게 버렸지만 FA 계약이 남은 안지만과 윤성환은 효용가치 때문에 감싸고 돈다는 따가운 시선을 받기도 했다.
현재로선 삼성이 나서고 싶어도 나설 수 없는 애매한 상황이 맞긴 맞다. 삼성 구단은 지난해 안지만 윤성환 문제가 시원스럽게 매듭지어지기를 누구보다 바랬지만 어영부영 해를 넘겼고, 벌써 7월이 됐다. 손을 놓고 있는 사이 불씨는 점점 속에서 화력을 키운 셈이다.
안지만 윤성환 문제는 팀분위기에도 큰 마이너스다. 어수선하고 정돈되지않은 팀분위기 뿐만 아니라 '실력만 있으면 뭐든지 용서받는구나'라는 자조섞인 표현도 나왔다. 후반기 삼성은 외부의 적을 능가하는 내부의 적과 맞닥뜨린 상태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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