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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9000만원 선수가 왜 승부조작을 설계했을까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6-07-21 16:16


넥센 문우람.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4.17/

창원지검의 KBO리그 승부조작 수사 발표가 나왔을 때 모두가 충격을 받았다.

NC 이태양의 승부조작 혐의는 이미 전날 보도가 나왔고, NC구단이 이태양이 혐의를 시인했다고 밝혀 검찰 발표에 특별한 사실이 없었다. 그런데 다른 피의자인 문우람(상무)의 경우는 브로커에게 먼저 승부조작을 제의했다고 알려졌다.

4년전 승부조작으로 선수들이 제명되는 것을 아는 선수. 가담자에게 어떤 처벌이 내려지는지 뻔히 아는 상황에서 먼저 승부조작을 제의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그것도 자신이 아닌 친한 동기생인 NC 이태양이 승부조작을 하게 했다고 한다. 그렇게 하고 받은 댓가가 고급 시계 등 1000만원 상당의 물품이라고 한다.

이제껏 승부조작을 했던 선수들은 연봉이 적거나 돈이 쪼들리는 상황에서 달콤한 제의를 하는 브로커의 꾐에 빠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태양의 경우 올해는 1억원의 연봉을 받지만 지난해엔 3300만원이었다.

그런데 문우람은 돈이 없는 것도 아니다. 문우람이 승부조작을 설계했다는 지난해 그가 받은 연봉은 9000만원이었다. 게다가 군 제대후 돌아오면 억대의 연봉을 받을 수도 있고, 앞으로의 노력과 성적에 따라서 FA 등으로 수십억원을 벌 수 있는 '꽃길'이 기다리고 있었다. 승부조작이 밝혀질 경우 선수생명이 끝나는데 겨우 1000만원 정도의 물픔을 받겠다고 승부조작을 제의하고, 동기생을 끌어들였다는게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문우람은 검찰의 소환 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은 증거가 있다고 혐의 입증을 자신하며 문우람을 군검찰로 이첩했다.

이제껏 프로야구 선수가 검찰 소환 조사에서 혐의 내용을 부인한 적이 없었다. 검찰에 들어가기전엔 무죄라고 떳떳하게 말했다가도 검찰에 들어가서는 그들이 내미는 증거에 고개를 숙였다.


문우람은 검찰 발표 이후에도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문우람의 소속팀인 넥센 히어로즈는 대국민 사과문에서 "문우람 선수에 대해 KBO와 협의하여 가장 무거운 징계를 내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선수관리 소홀로 인한 부분에 대해서는 당 구단 역시 KBO의 징계를 받도록 하겠습니다"라면서도 "다만, 금일(21일) 창원지검 수사결과 발표 후 문우람 선수와의 사실 관계 확인 과정에서 선수 본인은 승부조작과 관련하여 결백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문우람 선수에 대한 징계 요청 및 발효 시점은 법적 판결 이후로 미루고자 합니다"라고 했다. 선수 본인이 무죄를 주장하고 있어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법원의 판결까지 기다리겠다는 것이다.

문우람이 유죄일지 무죄일지는 향후 법정에서 가려질 가능성이 크다. 그가 정말 승부조작을 설계했다면 '왜'라는 의문도 밝혀져야 할 것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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