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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마무리 정우람이 심상찮다. 후반기 첫등판, 그것도 열흘을 쉬고 마운드에 올랐는데 허무하게 무너졌다. 정우람은 20일 대전 kt전 9회초 1-1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선발 외국인투수 서캠프는 6이닝 1실점 호투, 권혁과 정대훈이 2이닝을 가까스로 틀어막은 상태였다. 정우람은 안타 3개를 집중적으로 얻어맞고 2점을 내줬고 승계주자를 이어나온 장민재가 홈으로 들여보내 3실점째를 했다. 팀은 1대4로 졌고, 3연승이 끝났다.
정우람이 흔들리면 한화는 낭패다. 4년간 84억원을 주고 데려온 특급FA다. 전문 마무리를 셋업맨이나 중간 불펜으로 내리는 것은 쉽지 않다. 필요한 순간에 마운드에 오를 수 밖에 없고, 만약 컨디션이 좋지 않다면 경기 초중반까지 집중했던 팀원들의 노고는 한순간에 날아간다.
정우람은 9회 1사 2루, 2번 김사연 타석에서 터무니없는 폭투까지 날렸다. 볼은 키보다 높이 날아가 백스톱에 꽂혔다. 제구력 달인 정우람에게서 자주 볼수없는 모습이었다. 직구 구위나 변화구 제구 역시 좋을 때와는 다소 차이가 났다. 한화는 권혁 박정진 장민재 심수창 등 마무리급 불펜요원들이 많다. 김성근 감독은 정우람의 컨디션이 올라오기를 기다린 듯 등판지시를 참고 또 참았다. 오랜만의 등판은 결과적으로 실패였다.
양팀 선발은 제몫을 다했다. 한화 선발 에릭 서캠프는 6이닝 동안 투구수는 101개, 4안타 5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KBO리그 두번째 선발등판은 성공적이었다. kt 선발 트래비스 밴와트도 잘 던졌다. 6이닝 동안 투구수 110개, 6안타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둘다 승패를 기록하진 못했다.
결과적으로 승부를 가른 것은 마무리 정우람의 좋지 않은 컨디션이었다. 마무리의 중요성을 절감할 수있는 경기였다. 한화는 이날 선발 서캠프에 이어 7회부터 권혁이 마운드에 올라 1⅔이닝 1안타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8회초 2사 1,2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오른 한화 정대훈은 8번 이해창을 유격수 라인드라이브로 막아냈다. 정대훈은 9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펼쳤다. 확실한 존재감 과시다. 추격조에서 필승조로 승격됐다. 이날 패배 중 건진 유일한 위안이었다.
대전=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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