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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전국적으로 폭염이 기승을 부렸다. 대전지역에도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섭씨 32도를 웃도는 가마솥 더위였다. 하지만 한화-삼성전이 열린 대전구장은 인산인해였다. 이미 전날 표는 다 팔렸고, 경기시작 3시간전부터 팬들로 북적댔다. 시즌 12번째 매진이다. 한화는 홈 39경기에서 누적 관중수 38만1763명, 경기당 평균 9788명을 기록중. 전년동기 대비(2015년 39경기, 35만4158명, 평균 9081명) 8% 증가다. 지난해 이맘때는 중상위권으로 약진중이었다. 올해는 며칠전까지만해도 부동의 꼴찌였다. 한화는 지난 8일 4월 7일 이후 첫 탈꼴찌의 기쁨을 맛봤다. 성적은 바닥을 치는데 관중은 더 늘었다. 대단한 팬심이다.
김성근 감독은 카스티요가 한국에 도착하기 하루전인 지난달 19일 "선수도 없고, 구단에 돈도없고"라는 발언을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진지한 얘기가 아니었다는 해명과 함께 '구단에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발언이었다'며 화해 제스처를 취했다. 김성근 감독이 한화 구단의 지원에 대해 만족해 하는지, 불만족인지는 얘기를 하지 않으니 알수 없다. 다다익선이겠지만 이정도면 상당한 지원임은 분명하다. 한화그룹이 지속적으로 야구단에 투자를 하는 첫번째 이유는 한화 이글스를 사랑하는 팬들 때문이다. 성적에 상관없이 애정을 가지고 응원하는 팬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그룹차원에서도 이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근 감독 영입 역시 팬들이 오랜기간 목소리를 내고 원했던 바다. 김 감독도 2014년 가을 취임하며 "팬들이 원해서 이 자리에 서게 됐다"고 말했다.
경기력 측면에서도 한화는 독특하다. 선발보다는 불펜에 무게를 두고 마운드를 운영하기 때문에 경기 중후반에 특이한 상황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다. 김성근 감독은 경기를 포기하는 것은 팬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지론을 가지고 있다. 큰 점수차로 뒤지고 있더라도 한화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리드하고 있는 팀 입장에선 상대팀 불펜에서 추격조가 나오면 추가점을 더 손쉽게 뽑을 수 있지만 한화는 그렇지 않다. 상대는 추가점은 내지 못하고 리드폭이 점점 줄어들어 덜미까지 잡힐 때가 있다.
극명히 대비되는 김성근류 찬성파와 반대파의 존재도 한화 야구 관심도를 높인다. 승리가 잦아지면 찬성파가 온라인을 뒤덮는다. 호의적인 기사도 많아진다. 자주 지면 반대파가 득세한다. 비판 기사량도 급증한다. 이겨도 져도 한화는 이슈를 끊임없이 생산하고 있다.
대전=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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