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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틴 니퍼트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와야 했던 걸까.
하지만 6회 조명탑 변수가 튀어나오며 추격을 허용했다. 무사 1,2루에서 김하성이 친 타구를 우익수 박건우가 뒤로 흘렸다. 조명탑에 시야가 가려 그 자리에 주저앉았는데, 그 사이 주자 2명이 홈을 밟았고 김하성은 3루까지 내달렸다. 또 계속된 무사 3루에서는 윤석민의 유격수 땅볼 때 1실점. 양 팀 점수는 4-3이 됐다.
그래도 니퍼트는 더 이상 실점하지 않았다. 5번 대니돈 1루수 땅볼, 6번 김민성 3루수 땅볼이었다. 이 때까지 투구수는 97개. 100개를 넘지 않았기 때문에 7회 등판도 예상할 수 있었다. 지난달 28일 잠실 NC 다이노스전 이후 일주일이나 쉬었기 때문에 체력적인 문제도 없어 보였다.
그러자 다시 한 번 두산 벤치가 움직였다. 우완 베테랑 정재훈이 출격했다. 결과는 중전 적시타. 4-4 동점이었다. 9회에는 아예 리드하는 팀이 바뀌었다. 넥센이 볼넷 3개와 2루타 1개, 내야 안타 1개를 묶어 2점을 냈다. 정재훈 이현호 윤명준을 차례로 공략했다. 그렇다면 니퍼트가 7회에 올라와야 했던 걸까.
사실 그 패턴이 올 시즌 두산 팬들에게 익숙하긴 하다. 니퍼트가 7이닝 3실점 피칭을, 이후 정재훈과 이현승이 2이닝을 나눠 막는 야구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결과론이다. 다른 투수들도 충분히 힘을 비축하고 있었기 때문에 니퍼트가 퀄리티스타트만 해도 나머지 이닝을 지킬 수 있다고 두산 벤치가 판단했을 수 있다. 또 니퍼트는 전날까지 경기당 평균 투구수가 102.1개다. 평균 이닝은 정확히 6이닝이다. 이날 기록한 6이닝과 97개. 평소 마운드를 내려갔던 그 시점이다.
하나 더, 두산 불펜들이 클리닝타임 때부터 몸을 푼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두산은 윤명준과 정재훈이 5회말이 끝난 뒤 불펜에서 캐치볼을 시작했다. 점수 차는 4-0, 니퍼트는 5회까지 74개를 던졌지만 코칭스태프는 일찍 불펜을 준비했다. 이는 평소보다 니퍼트 컨디션이 조금 안 좋았다고 볼 수 있는 대목. 그렇게 7회가 되자 진야곱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결국 아쉬운 건 볼넷이다. 박동원이 간간이 한 방씩을 터뜨리고 있지만 진야곱이 2아웃까지 잘 잡고 너무 신중한 투구를 했다. 다음 타자가 서건창인 점을 감안할 때 박동원과 승부를 해야했다.
잠실=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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