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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민의 목소리는 밝았다. "주위에서 뽑힐 수도 있다고 했는데, 절대 기대는 하지 않았다"고 했다.
허경민은 "팬 투표로 나간다는 점이 무엇보다 기쁘다. 다른 팀 선수들도 날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며 "이번 올스타 브레이크 때 지인들과 약속을 잡아놨는데 급히 취소했다. 올스타전에서 열심히 뛰겠다"고 웃었다.
그는 매년 휴식기가 되면 가평으로 놀러간다. 팬션에서 스트레스를 풀고 오는 게 한 시즌 '루틴'이다. 이번에도 당연히 같은 계획을 세웠다. 올스타전 투표가 막 시작됐을 때 그는 "내가 나갈 일은 없을 것 같다. 열심히 놀다가 올 것"이라고 했다. 취재진이 '지금 성적이면 충분히 뽑힌다'고 해도 "에이, 절대 아니다. 그 때 난 가평에 있을 거다"고 말했다.
허경민의 가치는 탄탄한 수비력에도 있다. 빠른 타구를 어렵지 않게 낚아채 투수를 돕는 일이 잦다. 그는 2일 대전 한화전에서도 9회 2사 후 로사리오가 친 아주 강한 타구를 백핸드로 잡아 1루에 뿌렸다. 윤 혁 두산 베어스 스카우트 부장은 "고등학교 때 유격수를 봤던 친구다. 송구, 스텝, 타구 판단이 뛰어나고 수비 범위가 넓다"며 "다른 팀 3루수에 비해 체격이 크지 않은 편이기 때문에 그만큼 빠르고 유연하다. 강한 타구를 쉽게 처리한다"고 했다.
그 결과가 올스타 투표로 나왔다. 두산을 제외한 9개 구단 선수 중 상당수가 그를 찍었다는 건 의미가 크다. 선수가 인정한 선수. 허경민은 "3루쪽으로 늘 강한 타구가 오기 때문에 다른 것보다 일단 힘을 빼고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며 "난 김재호, 오재원 선배처럼 타구를 예측해 수비하는 수준은 아니다. 그저 오는 것 잘 잡자고 마음 먹다보니 좋은 결과도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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