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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크스'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해도, 좋은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사소한 것에 신경쓰게 된다. 연승 때는 웬만하면 라인업을 바꾸지 않고, 변화를 주지 않는다. 그동안 김기태 KIA 타이거즈 감독은 연승이 시작된 시점부터 면도를 하지 않았다. 29일 LG 트윈스전까지 턱밑에 덥수룩한 수염이 있었다. 그런데 6연승을 달성한 김기태 감독은 30일 말끔하게 면도를 하고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 나왔다. 연승에 연연하지 않고 편하게 경기에 임하겠다는 뜻으로 읽혔다. '심경에 변화가 있었냐'는 농담에 김 감독은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부담을 가질 것 같아 면도를 했다. 선수들로 부터 '면도한 모습이 더 좋아 보인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웃었다.
그러나 타이거즈 지휘봉을 잡은 이후 7연승, 최다연승 기록은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믿겨지지 않는 반전 드라마가 기다리고 있었다. KIA가 7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연장 11회 접전 끝에 9대10 역전패를 당했다.
초반 대량실점을 했지만 LG는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따라붙었다. 상대 선발 투수 헥터 노에시로부터 6호까지 5점을 뽑았고, 9회초 9-9 동점을 만들었다. 안타와 볼넷, 상대 투수 폭투, 내야 땅볼로 1점을 뽑은 LG는 2사후 히메네스의 2점 홈런으로 9-8, 1점차로 따라갔다. 이어 연속 안타로 만든 2사 1,2루에서 이천웅이 동점 적시타를 터트렸다. KIA의 필승조 심동섭과 한승혁, 마무리 김광수이 모두 무너졌다. 9-9 동점. 승부는 결국 연장으로 넘어갔다.
광주=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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