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진 경기에서도 얻는 것이 있다. 한화 이글스는 비록 LG 트윈스에 역전패를 당했지만, 송신영(39)이라는 베테랑 투수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여러모로 쓰임새가 다양한 베테랑 투수가 새로운 전력의 일원으로 돌아왔다는 걸 확인한 것만으로도 패배의 상처를 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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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송신영이 영입 당시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렸다. 종아리 근육통 증세로 시즌 초반에는 1군에 합류하지 못했고, 구위도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나이로 마흔. 40세의 베테랑 투수는 몸상태에 상당히 신경써야 한다. 자칫 무리하게 쓰다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김 감독은 송신영의 1군 합류 시기를 가능한 늦췄다. 충분히 몸상태가 회복되고 구위도 올라오는 시점을 봤다.
마침 외국인 에이스 에스밀 로저스가 팔꿈치 부상으로 잠시 1군 엔트리에서 빠진 상황이라 대체 선발 요원이 필요한 상황이 됐다. 김 감독은 이 기회에 송신영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정민태 투수코치의 추천이 컸다. 그런데 사실 정 코치는 11일이 아닌 10일 경기에 송신영을 투입하자는 의견을 냈다. 이러면 송은범이 5일을 쉬고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김 감독은 "3연전의 첫 머리가 중요하다"며 송은범을 10일, 송신영을 11일로 정했다. 송신영이 어느 정도 던질 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그나마 믿을 수 있는 송은범을 3연전 첫 경기에 투입해 승리하자는 결정이었다. 결과적으로 이 판단은 옳았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