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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부진 카이클, 사이영상 실력 찾을 수 있을까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6-06-09 08:51


올시즌 들어 예상 밖으로 부진을 보이고 있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댈러스 카이클이 조금씩 힘을 내고 있다. 지난 3일(한국시각)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역투하고 있는 카이클. ⓒAFPBBNews = News1

지난해 사이영상 수상자인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댈러스 카이클이 과연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카이클은 지난해 33경기에서 20승8패, 평균자책점 2.48, 탈삼진 216개를 올리며 아메리칸리그 최고 투수의 자리에 올랐다. 그런데 올해는 경이로울 정도로 부진을 겪고 있다. 카이클은 올시즌 13경기에서 3승8패, 평균자책점 5.44를 기록중이다. 평균자책점은 규정 투구이닝을 넘긴 아메리칸리그 투수 52명중 46위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던 에이스가 하루 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진 이유는 뭘까. 카이클은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88~89마일로 힘으로 타자를 윽박지르는 스타일이 아니다. 다양한 변화구와 완급조절로 타자들의 배팅 타이밍을 빼앗는 유형이다. 카이클의 대표적인 구종은 투심 패스트볼인데, 올해는 영 신통치 않다. 피안타율이 지난해 2할1푼6리에서 올해 2할8푼1리로 치솟은 원인중 하나가 바로 투심이 위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홈플레이트 앞에서 움직임이 좋았던 투심이 지금은 난타를 당하고 있다.

땅볼 유도비율도 다소 줄었다. 팬그래프스닷컴에 따르면 카이클의 땅볼 유도비율은 57.4%로 지난해 61.7%에서 4.3%포인트가 떨어졌다. 상대적으로 플라이나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늘었다. 지난해 17개였던 피홈런이 올시즌에는 벌써 10개나 된다. 카이클의 강점 중 하나는 제구력인데, 올시즌 9이닝 한 경기당 볼넷 허용이 2.94개로 지난해 1.98개에서 1개 정도가 많아졌다. 피안타가 많아지고 볼넷이 늘면 당연히 실점 확률이 높아진다.

카이클은 이미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등 투수 주요 경쟁 부문서 하위권으로 밀려난 상태다. 앞으로 지난해 모습을 되찾는다 하더라도 2년 연속 사이영상을 받기는 힘든 상황이다. 아메리칸리그 다승 부문은 9승을 올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크리스 세일을 비롯해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조던 짐머맨,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리치 힐,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조시 톰린이 경쟁중이고, 평균자책점은 클리블랜드의 대니 살라자르가 2.24로 선두를 달리는 등 카이클에 큰 격차로 앞서고 있다.

그런데 최근 카이클은 구위와 제구력을 조금씩 회복해 나가고 있다.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각)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경기에서는 7⅓이닝 10안타 4실점으로 패전을 안았지만 나름대로 역투를 했다. 볼넷을 한 개도 내주지 않았고, 삼진은 올시즌 자신의 한 경기 최다타이인 8개를 잡아냈다. 이전 2경기에서는 연속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5월 29일 LA 에인절스전에서는 7이닝 3안타 2실점, 6월 3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은 6이닝 6안타 3실점을 마크했다. 카이클이 에이스의 위력을 되살릴지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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