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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선수 브렛 필(32) 얘기가 나올 때마다 KIA 타이거즈 코칭스태프, 선수, 프런트가 빼놓지 않고 하는 말이 '성실'과 '겸손'이다. 성격이 온순해 좀처럼 흥분하지 않고, 야구를 대하는 자세가 진중하며, 타이거즈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외국인 선수답지 않게 튀지 않고 편안하게 팀 속에 녹아드는 선수다.
아무리 인성이 좋고 팀에 잘 융화된다고 해도 외국인 선수가 갖춰야할 기본은 성적이다. 필의 가장 큰 장점은 꾸준함이다. 재계약이 가능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KIA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겨울 잠시 주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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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함을 높게 평가한다고 해도, 홈런에 대한 갈증은 있다. 필은 스프링캠프 기간에 이뤄진 언론 인터뷰에서, 이런 점을 의식해 오프 시즌에 웨이트 트레이닝에 신경썼다고 했다.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진 못하고 있다. KBO리그 첫해 92경기에서 19홈런-66타점을 기록한 필은 143경기 출전-22홈런-101타점으로 지난 시즌을 마쳤다.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해도, 5할대를 유지했던 지난 2년보다 올시즌 장타율이 소폭 하락했다. 지난 시즌에 비해 팀 공격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줄어들었다.
아내의 출산을 앞둔 영향 때문이었을까. 최근에는 타격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대타로 나선 24일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지난 10경기에서 홈런없이 타율 2할4푼2리, 1타점으로 주춤했다. 타격감 저하에 무릎까지 안 좋아 최근 2경기를 벤치에서 시작했다. KIA 코칭스태프는 휴식을 위한 배려였다고 했다.
많은 팬들이 지난 시즌 끝내기 홈런을 때리고 펄쩍 뛰던 필을 기억하고 있다.
대구=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