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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홈런 스윙, 마르테와 kt를 힘들게 한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6-05-26 11:09


◇마르테의 2016 시즌 스윙.

지난해 115경기 출전 타율 3할4푼8리 20홈런 89타점. 하지만 이 선수가 25일 기준 38경기 출전 타율 2할4푼7리 9홈런 33타점을 기록중이다.

이 성적은 kt 위즈 외국인 타자 앤디 마르테의 지난해와 올해 성적이다. 마르테는 지난해 정확한 컨택트 능력과 좌-우중간을 꿰뚫는 타구를 만들어낼 수 있는 힘을 보여줬다. 전형적인 중장거리 타자로 팀의 3번타순에 딱 어울리는 역할을 해내며 재계약에 성공했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해와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아직 시즌이 경기수 1/3도 지나지 않았기에 조심스럽지만, 지금까지의 마르테의 경기력은 냉정한 평가로 만족스럽지 않다. 타율 1할이 떨어졌다. 가장 큰 문제다. 다만, 홈런과 타점은 늘었다. 남은 경기수와 현재까지 홈런, 타점 개수를 단순 비례식에 대입하면 30홈런, 100타점 정도까지 가능하다.

팀 중심타자가 홈런, 타점을 더 많이 올려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 하지만 그것도 어느정도 선을 지키며 기록을 끌어올려야 한다. 예를 들어, 3할5푼 20홈런 90타점 타자가 타율이 2~3푼 정도 떨어지며 30홈런 100타점을 기록한다면 누구나 이를 납득할 수 있다. 하지만 정확도가 극단적으로 떨어진다면 팀에 절대 도움이 안된다. 영양가도 중요하다. 최근 마르테의 홈런 상황은 승부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마르테의 최근 경기를 보면, 스윙 궤적 자체가 지난해와 달라졌다. 지난해에는 타격시 무게 중심을 어느정도 앞에 두고, 찍어 치는 타구가 많이 나왔다. 2루타성 타구를 많이 만들어냈고, 잘 찍혀 비거리가 나오는 타구가 홈런으로 연결됐다. 시즌 초반 자신을 힘들게 했던 바깥쪽 유인구에도 어느정도 대처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극단적인 어퍼 스윙이 많다다. 공이 붕 뜬다. 이는 곧, 올해 지나치게 홈런을 의식하는 스윙을 한다는 뜻이다. 그러다 보니 홈런수는 늘게 된다. 다행히 득점권 타율이 3할9푼으로 준수해 타점은 어느정도 쌓았다.

하지만 주자가 없으면 집중력이 떨어진다. 스윙이 자니치게 커진다. 안그래도 바깥쪽에 극단적 약점이 있는 스타일인데, 스윙이 커지니 출루가 되지 않는다. 올시즌 주자 없을 때 타율이 1할7푼8리(73타수 13안타)다. 주자 1루 상황도 장타를 의식한 탓인지 타율이 2할1푼9리(32타수 7안타)로 떨어진다.

이전 4경기 연속 무안타의 극심한 슬럼프 끝에 22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1홈런 포함 3안타를 치며 반등하나 했지만, 이어진 두산 베어스와의 2경기에서 각각 안타 1개씩만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3안타 경기를 포함하고도, 최근 10경기 39타수 8안타 타율 2할5리를 기록했다.


그렇다고 마르테 외에 3번 타순을 맡을 선수도 마땅치 않다. 함께 중심 타선을 이룰 유한준이 허벅지 안쪽 부상을 털고 돌아오기 전까지는 마르테가 이 자리를 잘 지켜줘야 한다. 안그래도 부상병들이 많아 자신에 대한 견제가 더욱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 팀을 위한 타격이 더욱 필요해 보인다. 타점 생산 관계 없이, 자신도 출루를 해줘야 뒤에 등장하는 중심 타자들이 타점을 기록할 수 있다.

이 현상은 마르테에 국한되지 않는다. 똑같이 KBO리그 2년차인 롯데 자이언츠 짐 아두치도 시즌 초반부터 헤메고 있다. 최근 안타수가 늘어나며 조금씩 안정감을 찾고 있는데, 그 전에는 아두치 역시 지나치게 큰 스윙으로 정확한 컨택트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아두치는 지난해 28홈런이나 때려냈는데, 최근 스윙은 30홈런 이상을 노리는 듯한 모습이다. KIA 타이거즈 브렛 필 역시 이번 시즌을 앞두고 근육을 키우며 홈런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필도 2014년 19홈런, 2015년 22홈런으로 중장거리 타자 이미지를 심어줬다. 이들의 스윙이 커지는 것은, 외국인 타자라면 홈런수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야 그 가치를 인정해주는 한국 특유의 정서와 가치 평가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에릭 테임즈(NC 다이노스) 야마히코 나바로(전 삼성 라이온즈)등을 보며 홈런수가 늘어나야 재계약할 때 자신들의 몸값이 높아진다는 것을 모를리 없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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