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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균에게서 정근우같은 모습을 보고 싶다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6-05-03 11:39


한화 정근우. 대전=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1982년 생 동갑내기 김태균(34)과 정근우(34)는 한화 이글스를 대표하는 타자다. 대전 홈경기 때 팬들로부터 가장 큰 함성을 끌어내는 선수가 김태균, 정근우다. 2014년 SK 와이번스에서 FA(자유계약선수)가 된 정근우가 한화로 이적하면서 둘이 3년째 함께하고 있다. 지난 겨울에는 정근우가 김태균으로부터 주장직을 물려받았다. 베테랑 김태균과 정근우, 한화를 이끌어가는 두 주력 엔진이다.

그런데 시즌 초반 김태균과 정근우의 행보가 상당히 대조적이다.

프랜차이즈 스타 김태균은 정체된 느낌이고, 왠지 무기력해 보인다. 김성근 리더십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의욕이 많이 떨어진 모습이다. 팀 내외 환경이 어렵다고 해도 팬들이 김태균에게 바라는 그림이 있는데, 거리가 있어 보인다. 최악의 부진 속에서도 정근우는 근성있는 플레이로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매년 그랬다. 김태균은 꾸준했다. 슬럼프에 빠지고, 굴곡이 있어도 3할 타율은 기본이었다. 매시즌 타격과 출루율 부문 최상위권에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시즌 초반부터 아쉬움이 크다. 2일 현재 24경기에 출전해 2할8푼7리(87타수 25안타), 1홈런, 13타점, 출루율 3할9푼. 무난한 성적이긴 한데 '4번 타자' 김태균 이름값에 턱없이 부족한 성적이다.

지난 4월 26일 KIA 타이거즈전 2회 김태균은 시즌 첫 홈런을 때렸다. 20경기 만에 나온 홈런이었다. 무홈런을 질책하는 목소리를 이 한방으로 잠재울 수는 없었다. 김태균은 지난 4월 22~24일 두산 베어스와의 3연전에서 12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팀은 3연전 스윕패를 당했다. 홈런을 1개 때리긴 했으나, 지난 주에도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5경기에서 16타수 2안타, 타율 1할2푼5리, 1홈런, 3타점. 3할대를 유지하던 타율이 2할대로 내려앉았다. 김태균은 부진했지만 한화는 4승1패로 선전했다.


한화 김태균. 대전=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한화 이글스가 시즌 첫 3연승을 달성했다. 2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10대5로 역전승을 달성했다. 경기를 마친 뒤 하이파이브를 하며 승리의 기쁨을 나누는 한화 선수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팬들은 김태균에게 더 많은 걸 기대하고 있다. 의욕을 상실한 듯한 김태균을 걱정하고 있다.

전체 기록은 두 선수가 비슷하다. 정근우는 23경기에서 타율 2할8푼3리(92타수 26안타), 3홈런, 12타점, 4도루, 출루율 3할5푼9리를 기록했다. 하지만 '4번 타자'와 '테이블 세터'는 체급이 다르고, 역할이 다르다.

정근우는 지난 주 5경기에서 타율 3할8푼1(21타수 8안타), 2홈런, 5타점, 7득점, 1도루를 기록했다. 28일 KIA전에서 3안타 1타점을 낸 정근우는 29일 삼성전에서 홈런 2개를 포함해 3안타 3타점을 쏟아냈다. 그런데 안타, 홈런이 모두 극적인 승부를 몰고왔다. 홈으로 돌진하다가 손가락 부상까지 당했다.


28일 KIA전 연장 11회말 끝내기 안타로 2대3 역전승을 이끌었다. 4경기 만에 나온 시즌 첫 연장전 승리였고, 첫 끝내기 승이었다.

29일 삼성전 때는 10년 만에 연타석 홈런을 날렸다. 0-3으로 뒤진 5회 1점 홈런, 2-4로 끌려가던 7회말 다시 1점포를 가동했다. 6-5로 역전에 성공한 8회에는 1타점 적시타까지 쳤다.

아무리 경험많은 베테랑, 최고 타자라고 해도, 타격 컨디션에 따라 굴곡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정근우는 팀 리더 역할까지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팀을 대표하는 선수에겐 해야할 일이 많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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