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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인적 집중력' 김현수, 반전 드라마 발판 마련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6-04-24 13:23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와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시범경기가 6일 (한국시간)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의 해먼드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볼티모어 김현수가 1회초 2사후 미네소타 투수 어빈 산타나에게 2루수 라인드라이브 아웃을 당하고 있다.
플로리다(포트마이어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6.03.06/

미국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 김현수가 엄청난 반전 스토리를 쓸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일까.

김현수가 초인적인 집중력을 발휘하며 자신의 존재 가치를 제대로 알렸다. 모처럼 만에 선발 출전에 긴장할 법도 했는데, 차분하게 경기를 잘 풀었다. 타석에 섰을 때 표정에서 비장함이 느껴질 정도로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김현수는 2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카우프만스타디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로얄스와의 경기에 9번-좌익수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14일 보스턴 레드삭스전 이후 무려 열흘, 8경기 만에 선발 출전. 교체로 출전한 기억도 15일 텍사스 레인저스전이었다.

김현수는 팀이 1-0으로 앞서던 2회초 2사 1, 2루 찬스서 상대 선발 크리스 메들렌을 상대로 1타점 중전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김현수는 2사 후 J.J. 하디가 볼넷, 조나단 스쿱이 좌전안타로 출루해 만들어진 찬스에서 메들렌의 초구 몸쪽 낮은 91마일 직구를 힘으로 밀어내 중견수 왼쪽 방향으로 가는 안타를 기록했다. 김현수의 안타로 하디가 홈을 밟으며 김현수의 빅리그 첫 타점이 기록됐다.

김현수는 미국 진출 후 4경기, 9타석 만에 첫 타점을 신고했다.

김현수는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삼진, 5회 세 번째 타석에서 1루 땅볼로 물러났다. 하지만 팀이 7-3으로 앞서던 8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세 번째 타석에서 만난 딜런 지를 상대로 두 번째 안타를 뽑아냈다. 볼카운트 1B 상황서 몸쪽 찍구를 힘있게 받아쳤다. 1, 2루수 사이를 꿰뚫을 수 있는 타구. 캔자스시티 1루수 에릭 호스머가 몸을 날렸는데, 글러브에 맞고 굴절된 공이 2루수 방면으로 흘렀고 내야안타가 됐다. 김현수는 출루 후 대주자 놀란 레이몰드와 교체됐다.

김현수는 이날 활약으로 10타수 5안타, 타율 5할을 유지하게 됐다. 시즌 세 번째 선발 출전 기회 속에, 개막전 내야안타 2개 이후 두 번째 멀티히트 경기다. 특히, 타구 질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15일 텍사스전 깨끗한 우전안타 이후 이날 경기 2개 안타 모두 힘이 실린 타구였다.

타격도 타격이지만, 이날 경기 수비 하나가 김현수를 더욱 빛나게 했다. 양팀이 2-2로 맞서던 2회말 상대 오마르 인판테의 좌중월 2루타성 타구를 펜스에 부딪히며 잡아냈다. 수비력에 있어 좋지 못한 평가를 받던 김현수였는데, 이 수비 한방으로 수비에서도 믿고 쓸 수 있다는 믿음을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에 심어줬다. 수비에서도 인정을 받으면 앞으로 출전 기회가 더욱 늘어날 수 있을 전망이다.


볼티모어는 지명타자 페드로 알바레즈가 극심한 부진을 겪어 이날 경기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우익수 마크 트럼보가 지명타자로 들어가고, 좌익수 조이 리카드가 우익수로 옮기며 김현수의 자리가 생겼다. 중견수는 애덤 존스. 김현수가 믿음직한 활약을 했고 팀도 8대3으로 승리했기 때문에, 이와 같은 포메이션이 다음 경기 다시 한 번 가동될 가능성도 충분히 높다. 김현수의 입장에서는 차츰 늘어날 수 있는 기회를 잡으면 시즌 초반 맛봤던 굴욕을 단 번에 뒤엎고 반전 드라마를 쓸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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