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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 김현수가 엄청난 반전 스토리를 쓸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일까.
김현수는 팀이 1-0으로 앞서던 2회초 2사 1, 2루 찬스서 상대 선발 크리스 메들렌을 상대로 1타점 중전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김현수는 2사 후 J.J. 하디가 볼넷, 조나단 스쿱이 좌전안타로 출루해 만들어진 찬스에서 메들렌의 초구 몸쪽 낮은 91마일 직구를 힘으로 밀어내 중견수 왼쪽 방향으로 가는 안타를 기록했다. 김현수의 안타로 하디가 홈을 밟으며 김현수의 빅리그 첫 타점이 기록됐다.
김현수는 미국 진출 후 4경기, 9타석 만에 첫 타점을 신고했다.
김현수는 이날 활약으로 10타수 5안타, 타율 5할을 유지하게 됐다. 시즌 세 번째 선발 출전 기회 속에, 개막전 내야안타 2개 이후 두 번째 멀티히트 경기다. 특히, 타구 질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15일 텍사스전 깨끗한 우전안타 이후 이날 경기 2개 안타 모두 힘이 실린 타구였다.
타격도 타격이지만, 이날 경기 수비 하나가 김현수를 더욱 빛나게 했다. 양팀이 2-2로 맞서던 2회말 상대 오마르 인판테의 좌중월 2루타성 타구를 펜스에 부딪히며 잡아냈다. 수비력에 있어 좋지 못한 평가를 받던 김현수였는데, 이 수비 한방으로 수비에서도 믿고 쓸 수 있다는 믿음을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에 심어줬다. 수비에서도 인정을 받으면 앞으로 출전 기회가 더욱 늘어날 수 있을 전망이다.
볼티모어는 지명타자 페드로 알바레즈가 극심한 부진을 겪어 이날 경기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우익수 마크 트럼보가 지명타자로 들어가고, 좌익수 조이 리카드가 우익수로 옮기며 김현수의 자리가 생겼다. 중견수는 애덤 존스. 김현수가 믿음직한 활약을 했고 팀도 8대3으로 승리했기 때문에, 이와 같은 포메이션이 다음 경기 다시 한 번 가동될 가능성도 충분히 높다. 김현수의 입장에서는 차츰 늘어날 수 있는 기회를 잡으면 시즌 초반 맛봤던 굴욕을 단 번에 뒤엎고 반전 드라마를 쓸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