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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성장이 기대되는 대표적인 투수는 롯데 자이언츠 '영건' 박세웅이다. 박세웅은 지난 2014년 1차 지명을 통해 kt 위즈에 입단한 뒤 지난해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유망주로 각광받던 박세웅은 프로에 들어와서도 성실하고 긍정적인 자세로 적응을 빨리 끝낸 선수로 꼽히고 있다.
박세웅으로서는 잔뜩 컨디션을 맞춰놓고 시즌 세 번째 경기에 임했지만, 헛심만 쓴 꼴이 됐다. 1회말 1실점하기는 했지만, 경기가 그대로 진행됐다면 결과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어쨌든 박세웅으로서는 아쉬움이 남는 날이었다.
그런데 롯데는 린드블럼, 레일리, 송승준 등 기존 선발들의 로테이션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박세웅은 한 차례 '턴'을 더 기다려야 했다. 21일이 돼서야 시즌 세 번째 경기 등판을 할 수 있었다. 부산서 펼쳐진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한 박세웅은 초반 난조를 극복하지 못하고 올시즌 처음으로 5회 이전에 마운드를 내려갔다.
굳이 이날 부진의 원인을 찾자면 제구력 불안과 성급한 승부였다. 이날 박세웅의 직구 스피드는 최고 148㎞, 평균 145㎞를 유지해 평소와 다름없는 수준을 유지했다. 공끝의 움직임도 나무랄데 없었다. 그러나 제구가 흔들렸다. 1회부터 실투가 많았고, 정근우와 최진행을 상대로 볼카운트 싸움을 제대로 벌이지 못하고 볼넷을 내주면서 투구수도 많아졌다. 3회에는 김태균과 김경언 최진행을 모조리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포크볼의 위력을 과시하기도 했지만, 4회와 5회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난타를 맞는 바람에 실점이 많아졌다.
아무래도 실전 감각에 대한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16일 NC전 우천 노게임의 여파가 작용했을 것이라는게 롯데 관계자의 이야기다. 선발투수는 로테이션 간격에 굉장히 민감하다. 휴식일이 짧게나 지나치게 길 경우 페이스를 조절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박세웅도 붙박이 선발로 자리잡으면서 우천으로 인한 로테이션 변동을 처음 겪었던 탓에 컨디션 조절이 힘들었을 수 있다. 경험은 이래서 중요한 것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