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팀이든 특정 투수에 약한 징크스를 가지고 있다. 예전 롯데 자이언츠는 해태 타이거즈의 선동열에게 88년부터 95년까지 무려 20연패를 한 적이 있다. 최강 삼성의 타선도 두산 베어스 니퍼트만 만나면 힘을 못쓴다.
5년 동안 KIA전 성적이 20경기 등판, 14승4패, 평균자책점 2.69였다. 그야말로 KIA천적이었다. 지난해에도 3경기에 선발로 나와 2승1패, 평균자책점 1.96으로 강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2016년 4월 19일 광주에서의 첫 맞대결. 윤성환은 천적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해야했고, KIA는 그 천적관계를 깨야했다.
초반은 윤성환에게 밀렸다. 찬스를 잡고도 윤성환의 노련한 투구에 점수를 뽑지 못했다. 2회말엔 선두 4번 브렛 필이 2루타를 치고 나갔지만 결국 후속타 불발로 점수를 뽑지 못했고, 4회말엔 필의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고 1사후 김주형이 안타를 쳤지만 7번 나지완이 유격수앞 병살타로 물러났다.
6회에 다시 온 찬스를 득점으로 연결했다. 1-1 동점이던 6회말 1사 만루의 찬스에서 나지완이 복수의 2루타를 쳐냈다. 볼카운트 2B2S에서 윤성환이 병살타를 유도하기 위해 찌른 몸쪽 공을 나지완이 짧은 스윙으로 좌측 담장쪽으로 날렸고, 삼성 좌익수 최형우가 따라갔지만 잡지 못하며 2루타가 됐다. 그사이 2명의 주자가 홈을 밟아 3-1 역전.
아쉽게 8번 강한울과 9번 이성우가 범타로 물러나며 윤성환을 KO시키진 못했지만 7대2로 승리하며 그를 패전투수로 만들었다. 그 사실만 가지고도 윤성환에 대해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될 수 있는 KIA다.
광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