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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정영일에게는 확실히 의미있는 1승이다.
시즌 전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 캠프에서 SK 김용희 감독은 "박희수와 전유수가 현 시점에서는 강력한 마무리 후보지만, 미래에는 정영일이 마무리 후보가 될 수 있다. 그런 능력과 잠재력을 충분히 가진 선수"라고 했다.
그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광주 진흥고 시절, 김광현 이용찬 등과 함께 고교 특급 투수였다. 고교 졸업 후 곧바로 LA 에인절스에 입단했지만, 2008년 토미 존 서저리를 받았다. 2011년 방출된 정영일은 고영 원더스를 거친 뒤 극적으로 SK에 지명됐다.
그의 보직은 중간계투진이다. 아직 완전한 필승계투조는 아니다. 조금씩 1군 무대에 적응하는 단계다. 14일 인천 KIA전 4-6으로 뒤진 8회 2사 만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절체절명의 상황이었다. 흐름 상 추가 실점은 패배의 확률을 더욱 높힐 수밖에 없었다.
매우 중요한 시점에서 등판했다. 타석에는 호타준족의 대명사 김주찬. 146㎞ 패스트볼과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2B 2S의 유리한 볼 카운트를 만들었다. 하지만 김주찬은 만만치 않았다. 정영일은 스트라이크 존에서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절묘한 137㎞ 슬라이더를 던졌다. 그러자 김주찬은 감각적으로 커트를 했다. 6구째 역시 파울.
풀 카운트가 되면 심리적으로 정영일이 흔들릴 수 있었다. 7구째 정영일은 또 다시 바깥쪽 변화를 완벽히 구사했다. 김주찬의 방망이는 헛돌았다.
위기를 넘긴 정영일은 9회에도 KIA 타선을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그러자 SK는 극적인 역전 찬스가 왔다. 결국 정의윤의 2타점 적시타와 박정권의 끝내기 2루타로 승부를 뒤집었다. 정영일의 프로 1승은 이렇게 이뤄졌다.
더욱 중요한 부분은 이후다. 그의 구위는 묵직하다. 부족한 부분은 경험과 자신감이다.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의미있는 경험을 했다. SK는 박희수가 마무리, 박성배와 채병용 등이 필승계투조의 뼈대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FA로 팀을 옮긴 정우람 윤길현의 빈자리가 있다. 여기에 경기를 치를수록 더욱 좋은 기량을 보일 수 있는 정영일이 가세한다면, SK 입장에서는 천군만마다. 핵심 계투조가 될 수 있는 의미있는 경험치를 획득했다. 정영일의 경기력은 좀 더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인천=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