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뜨거웠던 두산-넥센의 첫 3연전, 다음 맞대결이 기대된다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6-04-11 05:55


3일 내내 '불꽃 승부'가 이어졌다.

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 두 서울 연고팀이 만날 때마다 박빙의 승부를 펼친다고 해서 생긴 말이 '엘넥라시코'다.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의 영원한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의 더비 매치를 이르는 '엘클라이코(전통의 경기)'를 빗대 조어다. 그런데 '엘넥라시코' 이상으로 팽팽한 승부가 사흘간 잠실구장을 뜨겁게 달궜다.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서울 연고팀 맞대결이다.

시즌 첫 3연전 내내 모두 눈을 떼기 어려운 치열한 승부가 전개됐다.

10일 3연전의 마지막 경기. 초반에는 두산이 흐름을 가져갔다. 좌완 선발 장원준의 호투 속에 4-1로 착실하게 앞서 갔다. 중반까지만 보면 두산의 여유있는 승리가 유력했다. 하지만 히어로즈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6회초 이택근의 3루타와 희생타로 1점을 따라붙어 2-4. 7회초에는 2사후 연속 4안타를 몰아치는 집중력을 발휘해 4-4 동점을 만들었다. 지난해 히어로즈전 3경기에 등판해 2패-평균자책점 9.00을 기록했던 장원준을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1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6 프로야구 넥센과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9회말 2사 2루서 넥센 김세현이 민병헌의 타구를 가리키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4.10.

1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6 프로야구 넥센과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5대4로 승리한 후 넥센 선수들이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4.10.
분위기를 끌어온 히어로즈는 8회초 흔들리는 두산 마운드를 끈질기게 공략했다. 4사구 3개를 얻어내고, 희생타를 엮어 5-4 역전에 성공했다. 두산으로선 악몽같은 상황 전개였다. 결국 8회초 1점이 승리점이 되면서, 히어로즈가 승리를 가져갔다. 염경엽 히어로즈 감독은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선수들을 칭찬해주고 싶다"고 했다.

9일 열린 시즌 2차전도 그랬다. 분위기는 조금 달랐다. 5회초까지 히어로즈가 7-0으로 여유있게 리드했다. 누가봐도 초반 타선이 폭발한 히어로즈의 낙승이었다. 그런데 두산 타선이 히어로즈의 허약한 불펜을 공략하면서, 승부는 완전히 다르게 흘러갔다. 6회말 7-8까지 따라간 두산은 8회초 히어로즈가 1점을 뽑아 9-7로 도망가자 8회말 2점을 냈다. 거짓말 같은 9-9 동점. 염경엽 히어로즈 감독은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했다. 흐름을 잡은 두산도 카운터 펀치가 없었다. 결국 양팀은 연장 12회 접전 끝에 9대9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이번 시즌 첫 무승부였다.

8일 3연전의 첫날도 그랬다. 6회말까지 두산이 4-1로 앞서갔다. 그런데 히어로즈가 7회초, 8회초 1점씩 뽑아 3-4로 따라붙었다. 히어로즈가 '장군'을 부르자, 두산이 '멍군'을 힘차게 불렀다. 4-3으로 쫓기던 두산은 8회말 2점을 추가 승리를 굳히는 듯 했다. 두산은 끝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히어로즈가 9회초 다시 1점을 내고 따라왔다. 두산이 6대4로 이겼지만,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기였다.

첫 3연전에서 1승1무1패. 우열을 하기지 못한 두 팀이다. 두산과 히어로즈의 다음 맞대결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잠실=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