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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박이 4번 정의윤과 이병규가 주목받는 이유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6-04-08 10:14


SK 정의윤은 7일 열린 롯데전에서 선제 투런포를 터뜨리며 팀의 3연패를 끊었다. SK가 올해 모처럼 붙박이 4번타자 덕을 볼 공산이 크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SK 와이번스 4번타자는 정의윤이다. 지난해 후반기 트레이드를 통해 LG 트윈스에서 이적했다. 정의윤은 SK로 가자마자 홈런을 마구 터뜨리더니 4번 자리를 꿰찼다. 지난 시즌 후반기에만 14개의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김용희 감독은 올시즌에도 정의윤을 4번타자로 기용하고 있다. 정의윤을 중심에 두고 3번 최 정, 5번 박정권으로 클린업트리오를 구성했다. 지난해에 비해 훨씬 안정된 느낌의 중심타선이다.

LG 역시 지난해 4번타자로 가능성을 보인 이병규(7번)가 재신임을 받았다. 양상문 감독은 지난해 마무리 캠프부터 이병규를 붙박이 4번타자로 키우겠다고 했다. 지난 시즌 70경기에서 12홈런, 35타점을 올린 이병규의 장타력과 클러치 능력을 신뢰했다. 정의윤과 이병규가 이번 시즌 초 주목받는 것은 최근 몇 년 동안 SK와 LG 모두 풀타임을 칠 4번타자가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김 감독, 양 감독 두 사령탑이 믿음을 갖고 기회를 준 두 선수가 시즌 시작부터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어 더욱 주목받는다. 7일 현재 홈런 2개를 친 타자는 6명으로 정의윤과 이병규 둘다 포함돼 있다. 타점 부문서도 이병규는 7개로 공동 2위, 정의윤은 6개로 공동 5위에 랭크돼 있다. 시즌 개막 후 얼마되지 않은 시점에서 순위가 큰 의미는 없지만, 입단 10년차를 훌쩍 넘긴 두 선수가 팀의 간판타자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은 프로야구 전체로도 고무적인 일이다. 30세의 정의윤은 2005년 LG 입단 후 지난해 비로소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었고, 33세의 이병규 역시 올해 붙박이 4번타자로 '큰 일'을 낼 재목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최근 활약상이 둘 모두 눈부시다. 이날 부산에서 벌어진 롯데와의 경기에서 정의윤은 1회초 상대 에이스 린드블럼의 직구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선제 투런포를 터뜨리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SK는 정의윤의 홈런 등 타선이 폭발해 8대3의 완승을 거두고 3연패를 끊었다. 4번타자 정의윤은 4타수 1안타 3타점을 올리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병규는 같은 날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2개의 홈런을 쏘아올리며 8대4 승리를 이끌었다. 0-3으로 뒤진 6회초 1사 2루서 KIA 선발 지크 스프루일의 134㎞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우월 투런홈런을 날리며 추격의 불씨를 당겼고, 6-3으로 앞선 9회에는 무사 1루서 쐐기 투런아치를 그렸다. 이날 현재 이병규의 타율은 3할8푼9리로 시즌 초 고감도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다.

두 팀은 클린업트리오의 모양새도 비슷하다. SK는 정의윤 앞에서 3번 최 정이 좀더 타격감을 올려준다면 중심타선의 파괴력이 더욱 극대화될 수 있다. 5번 박정권은 이날 롯데전서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타격감을 잡았다. LG 역시 3번 박용택이 시즌 초 부진에서 벗어난다면 타선이 좀더 탄력을 받을 수 있다. 5번 히메네스는 개막 후 4경기 연속 안타에 1홈런 2타점을 올려 그런대로 제 역할을 해놓은 상황이다.

SK와 LG가 올해 공격 타이틀 경쟁에서 이름을 올린다면 '4번타자' 정의윤과 이병규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입단 10년이 훌쩍 넘은 베테랑들이지만, 성장은 언제나 반갑기만 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LG 이병규는 7일 광주 KIA전에서 홈런 2방을 터뜨리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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