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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정규시즌에서 한국인 야수가 동시에 선발 출전했다. 최희섭이 야수로는 처음 빅리그 땅을 밟은 이래 처음 벌어진 일이다. 하지만 추신수(34·텍사스 레인저스)도, 이대호(34·시애틀 매리너스)도 웃을 수 없었다. 아쉬움이 남는 하루였다.
수비가 아쉬웠다. 2-2이던 7회말 2사 1루에서 레오니스 마틴의 타구를 맨 손으로 잡으려다 놓쳤다. 공식 기록은 실책. 이 틈을 타 시애틀이 결승점을 뽑았다. 경기 분위기가 넘어갔다. 당시 1루 주자 세스 스미스는 홈에 들어올 의도가 없는 듯 했다. 발도 그리 빠른 선수가 아니다. 하지만 마틴의 타구를 추신수가 더듬으면서 3루 코치가 뛰라는 신호를 보냈다. 텍사스는 이후 1점을 더 내줘 2-4가 됐다.
이대호는 팀이 이겼지만,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다. 8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무안타, 병살타 한 개를 친 뒤 7회 대타로 교체됐다. 그는 전날에도 대타로 나와 삼진을 당했다. 아직 안타가 없다.
경기 결과를 떠나 추신수와 이대호가 1루에 나란히 서 있는 장면은 팬들에게 볼거리였다. 추신수는 1회부터 사구로 출루했고, 1루 베이스에 도달하자 이대호가 엉덩이를 툭 쳤다. 그러자 추신수도 웃었다. 크게 아프지는 않았다. 둘은 경기 후에도 그라운드 한 쪽에서 덕담을 주고 받았다. 추신수의 텍사스, 이대호의 소속팀 시애틀은 앞으로 17차례 더 맞붙는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