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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지역엔 비가 내렸다. 그런데 오전엔 장대비가 쏟아지지는 않았다. 비가 계속 내리고 있으니 우천 취소를 결정할 수도 있고, 그라운드 사정에 따라서는 경기를 진행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한마디로 애매한 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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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들도 이날 돔구장의 장점을 확실히 알게 됐다. 넥센은 응원하러 왔다는 신다애씨(31)는 "목동구장이었다면 이 날씨에 야구장을 갈까 고민을 했을텐데, 걱정없이 나올 수 있었다"고 했다. 롯데팬인 강성호씨(43)는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은 낮이라고 해도 바람이 불고 추운데 돔구장이라 바람도 불지 않고 따뜻하게 경기를 즐길 수 있어 좋은 것 같다"라고 했다.
비오는날 고척돔의 효과는 또 있었다. 바로 관중이다. 이렇게 비가 오는 날씨엔 아무리 일요일이라고 해도 관중이 적게 온다. 구단으로선 일정을 위해선 야구를 해야하지만 관중을 생각하면 하기 싫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날 고척돔은 개막 사흘 동안 가장 많은 관중이 찾았다. 개막전인 1일 1만446명이 찾았고, 토요일인 2일엔 1만1518명이 왔는데 3일은 1만2016명이 왔다. 보통 토요일에 가장 많은 관중이 찾으니 고척돔엔 이상 현상이 벌어진 셈이다.
심지어 취소된 잠실 경기의 팬까지 흡수했다. 외야석에 간간히 한화 유니폼과 LG 유니폼을 입은 팬이 있었다. 잠실 경기가 취소되자 고척돔으로 온 것이다.
해외의 돔구장에 비해 부족한 점이 많은 고척돔이지만 분명 날씨에 상관없이 야구를 즐길 수 있는 것 하나만으로도 그 위력을 확인할 수 있는 날이었다.
고척돔=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