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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기계'와 싸운 곽정철 "100개 버킷리스트 채우는 중"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6-04-03 13:39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저에게는 버킷리스트 100개가 있습니다. 그거 채워나가고 있습니다."

우완 투수 곽정철(29·KIA 타이거즈) 지난 5년이란 긴 세월 동안 재활 기계에 매일 싸워야 했다. 2011시즌 이후 그는 수술대에 오르는게 일이었다. 큰 수술 4번에 잔 수술까지 합치면 총 9번. 팔꿈치와 양 무릎에 전부 칼을 댔다. 곽정철이 다시 1군 마운드에 돌아올 것이라고 본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곽정철은 KIA의 함평구장에서 살다시피 했다. 그는 "매일 기계와 싸워야 한다는 게 정말 힘들었다. 포기하고 싶을 때 광주 구장에 와서 1군 선수들 경기하는 것 보면 내가 다시 마운드에 올라가는 상상을 하면서 버텼다"고 말했다.

곽정철은 2015시즌 가을 마무리 캠프때부터 본격적으로 피칭을 하기 시작했다. 그는 "피칭하기 전에 몸에 테이핑을 하고 던졌는데 던지고 나서도 몸이 아프지 않았다. 자고 일어나도 괜찮았다. 연투를 해도 문제가 없었다. 그때 이제 아프지 않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곽정철은 이번 시즌 전 시범경기에서 6번 등판, 3세이브를 올렸다. 테스트를 통과한 그는 2일 마산구장에서 벌어진 NC와의 정규시즌 두번째 경기에서 등판 1⅓이닝 무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 KIA의 4대3 승리를 지켰다. 시즌 첫 승에 기여했다. 곽정철은 무려 1792일만에 세이브를 올렸다.

3일 마산구장에서 만난 곽정철은 "버킷리스트에 적어놓았던 시범경기 등판도 이뤄졌다. 어제 첫 등판에서도 너무 잘 됐다. 버킷리스트에 적어 놓았던 많은 소망들이 하나씩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5년 동안의 긴 재활 훈련을 통해 마음가짐이 달라졌다고 한다. 고졸(광주일고) 신인으로 겁없이 마운드에 올라 2009년 KIA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던 곽정철은 이제 변했다. 1군으로 돌아온 그는 이제 팀의 중고참이 돼 버렸다.

곽정철은 "1군 세이브 이후 격려 문제를 200통 정도 받았다. 2군에 있는 후배들이 많이 연락을 해왔다. 2군 선수들에게 큰 자극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기태 감독은 곽정철은 필승조에 두고 쓸 생각이다. 현재 KIA 구단엔 특정 마무리 투수가 없다. 곽정철 심동섭 김광수 한기주 최영필 등이 상황에 따라 누구라도 올라갈 수 있다.


창원=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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