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경험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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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하루 전이 돼서야 내린 결론이 송은범이다. 기본적으로 후보군은 세 명 정도로 압축돼 있었다. 시범경기에서 15이닝 동안 단 1점(ERA 0.60)만 내주며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인 신인 김재영과 첫 등판에서 고전한 뒤 2경기(5이닝) 연속 선발 무실점을 기록한 외국인 투수 알렉스 마에스트리, 그리고 송은범이었다.
기록만으로 보면 김재영이 확실이 앞선다. 그러나 1군 선발 경험이 전무한 신인이라는 결정적인 핸디캡이 있다. 각 팀이 전력을 아낀 채 나서는 시범경기에서 호투했더라도, 실질 전력이 총출동하는 정규시즌에서는 난조를 겪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나 '개막전 선발'은 부담감의 크기가 보통의 정규시즌 경기에 비해 몇 배나 더 큰 무대다. 이런 경기에 김재영을 투입하는 건 모험이다. 잘 던지면 좋겠지만, 자칫 실패할 경우 큰 데미지를 받아 지속적인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 향후 김재영에게 거는 기대감이 크기 때문에 굳이 개막전에 내보낼 이유는 없다.
결국 송은범으로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송은범은 올해 프로 14년차 베테랑이다. 비록 개막선발 경험은 없지만, 한국시리즈를 필두로 한 큰 무대에서 말 그대로 '산전수전'을 다 겪어냈다. 더구나 잠실에서 강점을 보였다. 지난해 잠실에서 7경기에 나와 1승1패 1세이브1홀드에 평균자책점 3.92를 기록했다. 최근 3년으로 봐도 잠실구장의 평균자책점(4.38)이 자신의 전체 평균자책점(7.23)보다 3점 가까이 낮았다. 자신감을 낼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시범경기에서도 점차 나아졌다. 22일 NC전(4⅓이닝 5실점)을 제외한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10⅔이닝 3실점, ERA 2.53)이 좋았다.
김 감독은 31일 오전 선발 발표 후 스포츠조선과의 통화에서 "송은범이 최근 괜찮았다. 또 무엇보다 (다른 후보에 비해)경험이 있지 않나. 분위기가 다르다"면서 기대감을 드러냈다. 과연 송은범은 팀의 2016시즌 첫 단추를 잘 꿸 수 있을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