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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돔 PF 0.643, 예상대로 홈런이 쉽지 않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6-03-23 11:00


고척돔에서 열린 7차례 시범경기를 분석해보니 홈런에 대한 파크 팩터가 0.643으로 홈런이 나오기 참으로 힘든 구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척돔=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넥센 히어로즈의 새 홈구장 고척스카이돔은 일찌감치 투수친화적 구장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이전 목동구장보다 외야 펜스까지의 거리가 길게 지어졌기 때문이다. 목동구장은 좌우 98m에 가운데가 118m, 높이 2m였다. 그러나 고척돔은 좌우 99m에 센터 122m이고, 펜스 높이는 3.8m나 된다. 게다가 좌중간, 우중간 지역도 깊숙하다. 고척돔에서 시범경기를 치르고 있는 각 팀 선수들은 "시각적으로도 펜스까지 상당히 멀어 보인다. 홈런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한다.

넥센은 지난 15일 고척돔에서 개장 경기를 치른 이후 22일까지 7차례의 시범경기를 펼쳤다. 이 기간 고척돔의 홈런에 대한 파크 팩터(Park Factor)는 0.643으로 투수 친화적인 구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넥센의 원정 4경기에서 나온 홈런은 8개(넥센 3개, 상대팀 5개), 고척돔 홈구장에서 터진 홈런은 7경기에서 9개(넥센 3개, 상대팀 6개)다. 파크 팩터가 1보다 작으면 투수에게 유리한 구장으로 보면 된다.

지난해 넥센의 홈이었던 목동구장의 파크 팩터는 1.342로 부산 사직구장과 함께 대표적인 타자친화적 구장으로 꼽혔다. 고척돔의 파크 팩터가 목동의 절반도 안된다는 이야기다. 시범경기인데다 공식을 적용할 수 있는 샘플이 작기는 하지만, 개장 이전 홈런이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했던 현장 관계자들의 예상이 들어맞고 있다.

홈런 뿐만 아니라 득점에 대한 파크 팩터도 고척돔이 상대적으로 작다. 넥센의 원정 4경기에서 기록된 득점은 42점(넥센 23점, 상대팀 19점), 고척돔에서 올린 득점은 7경기에서 51점(넥센 23점, 상대팀 28점)으로 파크 팩터는 0.694이다. 확실히 투수보다는 타자들이 애를 먹을 수 있는 구장이다.

넥센은 지난 겨울 박병호와 유한준이 빠져나가면서 '소총 부대'로 이미지가 바뀌었다. 외국인 타자를 고를 때도 홈런보다는 정확히 맞히는 능력이 있는 선수를 뽑았다. 4번을 맡고 있는 대니돈은 지난해 트리플A 81경기에서 홈런 10개, 타율 3할7푼4리를 기록했다. 전형적인 거포가 아닌 중장거리 스타일이다.

염경엽 감독은 "우리가 대니돈을 뽑을 때 두 가지를 생각했다. 고척돔이 홈런이 많이 나오기 힘든 구장이고, 상위타선에 출루율이 좋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정확하게 칠 수 있는 타자를 원했다"고 설명했다. 염 감독은 "대니돈은 홈런을 펑펑치는 타자는 아니다. 작년에 마이너리그에서 3할7푼의 타율을 기록한 걸로 봐서 어이없이 방망이를 돌리는 타자는 아니다"고 했다. 옆구리 통증 때문에 지난주 휴식을 취했던 대니돈은 22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복귀해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시범경기 타율은 1할6푼7리, 홈런없이 1타점을 기록중이다.

고척돔의 투수친화적 '효과'를 홈팀 넥센이 더 누릴지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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