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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에 갔다, 다시 천당으로 돌아온 삼성 라이온즈 중견수 박해민이었다.
박해민은 2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시범경기에 2번-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박해민은 타석에서 4타수 무안타로 부진했지만, 3회 수비에서 엄청난 캐치를 2번 연속 선보이며 팀의 2대1 승리에 밑거름이 됐다. 박해민은 3회말 1사 3루 상황서 상대 박정음이 친 중견수 방면 플라이를 가까스로 잡아내며 희생플라이 점수와 아웃카운트 1개를 맞바꿨다. 맞는 순간 중견수 키를 넘기는 장타가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박해민이 포기하지 않고 타구를 따라가 머리 위로 넘어갈 타구를 걷어냈다. 키를 넘어가는 공을 잡는 게 외야수에게 가장 어렵다고 하는데, 박해민에게는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았다. 이어진 상황에서는 이택근이 친 타구가 우중간쪽으로 향했는데, 어느샌가 다시 나타난 박해민이 점프를 해 펜스에 부딪히며 공을 낚아챘다. 그림과 같은 수비였다.
박해민 수비 잘하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 하이라이트 필름 만들어내기로 유명한 선수다. 왜 이날 수비가 주목을 받았냐면, 그런 박해민이 하루 전에는 2회 상대 박동원이 친 높은 플라이 타구를 허무하게 놓쳤었기 때문. 공을 잡기 위해 앞으로 열심히 뛰어나오다, 고개를 드니 공이 보이지 않았다. 공은 박해민이 서있던 위치를 훌쩍 넘어 떨어졌다.
경기 장소가 고척돔이다. 고척돔은 천장이 하얀 천으로 덮여 공이 높이 뜨면 외야수들이 공을 잡을 때 사라지는 현상이 발생하는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고척돔을 처음 방문한 박해민도 이 어려운 숙제를 시작부터 잘 풀지 못했다. 그랬던 박해민이 하루만에 정상(?)으로 돌아와 어려운 타구들을 척척 잡아냈다.
고척돔=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