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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김현수-오승환, 우천취소가 호재인 이유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6-03-20 13:18


'1보 전진을 위한 달콤한 휴식'

한 단계 전진하기 위해서는 한숨 쉬고 가야할 때가 있다. 높은 도약의 핵심 비결이 근육과 힘의 이완과 응축인 것과 같은 원리다.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와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시범경기가 6일 (한국시간)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의 해먼드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경기전 미네소타 박병호와 볼티모어 김현수가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플로리다(포트마이어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6.03.06/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25인) 진입을 노리고 있는 미네소타 트윈스의 박병호(30)와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김현수(28) 그리고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오승환(34)이 뜻밖의 달콤한 휴식을 얻게됐다. 숨막히게 진행중인 시범경기 경쟁 속에서 한 숨 쉬면서 전력을 재정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천운'이나 마찬가지였다. 갑작스럽게 내린 비로 인해 이들의 경기가 모두 취소됐기 때문이다. 세 선수는 모두 20일(한국시각) 플로리다 지역에서 시범경기가 예정돼 있었다. 박병호는 플로리다주 브래든턴의 매케크니 필드에서 열릴 예정이던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에 6번 1루수로 선발 예고가 돼 있었다. 김현수도 마침 박병호와 같은 시간 플로리다주 포트 샬롯의 샬롯 스포츠파크에서 탬파베이 레이스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5번 좌익수 선발 출전이 예고됐다. 오승환도 포트마이어스 제트블루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전에 불펜 대기 중이었다.

하지만 세 선수 모두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짐을 다시 꾸렸다. 플로리다 전역에 비가 내리면서 경기가 아예 취소되거나 시작 이후 노게임 선언됐기 때문. 박병호의 미네소타-피츠버그전은 경기 시작 20분전에 취소됐다. 또 김현수가 나설 예정이던 볼티모어-탬파베이전은 1회초 볼티모어의 공격 도중 우천으로 중단됐고, 결국 노게임처리됐다. 5번 타순이던 김현수는 아예 타석에 나오지 못했다.


오승환의 연습 투구 장면. 스포츠조선DB
오승환도 출전이 무산됐다. 이 경기는 보스턴이 3-1로 역전한 채 5회말까지 진행되고 있었다. 하지만 이때부터 빗줄기가 굵어지자 결국 내야 풀커버 방수포를 설치한 뒤 일시 중단이 선언됐다. 그러나 강우가 계속 이어진데다 시범경기인 점을 감안해 결국 30분 뒤 강우 콜드게임이 선언되고 말았다.

이날 플로리다에 내린 비로 인한 휴식은 결과적으로 세 선수에게 이득이 될 전망이다. 낯선 환경과 분위기 속에서 치열한 엔트리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한번 몸과 마음을 추스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기 때문. 특히 박병호와 김현수는 체력안배 차원에서 전날에도 휴식을 취한 참이었다. 구단과 선수본인 모두 일단 휴식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이런 찰나에 우천으로 인한 하루의 휴식 연장은 페이스 상승에 큰 원동력이 될 전망이다. 박병호는 현재 시범경기에서 타율 3할2푼3리에 3홈런 9타점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김현수는 1할6푼2리의 타율로 페이스가 저조하다. 그러나 초반 극도의 부진을 이겨내고 점차 페이스가 올라오는 중이었다. 다시 집중력을 끌어올릴 기회다.


오승환도 마찬가지다. 기본적으로 이런 형태의 짧은 휴식은 타자보다 오히려 투수에게 더 이득이다. 어깨를 보호하는 동시에 구위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 오승환으로서는 결코 손해볼 게 없다. 현재 평균자책점 1.59(5⅔이닝 1자책점)로 불펜에서 호투중이라 여유가 있다. 결국 이날 플로리다에 내린 비는 세 명의 한국인 도전자들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달콤한 비였을 것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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