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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유격수 자리는 좌익수와 함께 경쟁이 치열한 포지션이다. 베테랑 문규현과 신예 오승택의 대결 구도다. 전지훈련 때부터 두 선수의 경쟁 체제가 이어져 오고 있다. 2002년 입단한 문규현은 지난해 유격수로 103경기에 출전하며 주전 역할을 했다. 오승택은 62경기를 뛰었지만, 대수비로 출전한 게임도 많았다. 따라서 올해는 오승택이 문규현에 도전장을 내민 형국이다.
그러나 문제는 수비다. 빠른 발을 이용한 수비폭은 그런대로 합격점을 받고 있지만 송구가 불안하다. 매우 치명적인 약점이 아닐 수 없다. 지난해 16개의 실책을 범한 오승택은 일본 가고시마 전훈 캠프서 "작년에는 송구에서 실책을 많이 저질렀다. 그 부분에 대한 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수비를 향상시키지 않고는 기회를 얻기 힘들다는 점을 본인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이날 열린 경기에서 오승택은 한층 업그레이드된 수비로 조 감독의 마음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타격에서는 6번타자로 4타석 2타수 1안타 2득점을 올렸고, 수비에서는 실책없이 5번의 땅볼을 모두 안정감 있게 잡아 송구했다. 조 감독은 경기 후 "수비가 깔끔해졌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롯데 유격수는 1990년대 이후 김민재(kt 위즈 코치) 박기혁(kt) 문규현이 맡아 왔다. 이제는 어느 정도 세대 교체가 이뤄져야 한다는 구단 내 목소리가 높다. 오승택이 주목받는 이유다. 오승택이 시범경기를 통해 수비에서 문규현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울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