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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초 일이다.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시즌 3번째 맞대결이 열린 4월12일 잠실구장. 경기 전 민병헌(29)이 취재진을 보자마자 부탁을 했다. "진짜 오늘은 나가고 싶은데 못나간다. 감독님께 '정말 괜찮다'는 말 좀 해달라"고.
'독종' 민병헌의 스타일은 올해도 변함없다. 늦은 밤, 캠프 숙소 안에서 방망이를 돌려 "제발 그만 좀 하라"고 주위에서 말렸다. 야간 훈련이 끝나고도 갑자기 생각나면 방망이부터 잡는 게 일이었다. 몇 년전 일본 신혼여행 중에도 틈만 나면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니 이미 지인들은 두손 두발 다 들었다.
민병헌은 "여전히 초조하고 불안하다. 올해 잘 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그는 호주 시드니 캠프에서 "나를 더 낮추고 긴장하고 있다. 모든 것에 집중해야 한다"며 "올해 김현수 공백을 다 같이 메워야 한다. 일단 내가 내 몫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늘 초심을 잃지 않으려 한다"며 모든 남자가 했던 다짐, 제대했을 때 마음을 반복해서 떠올린다고 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