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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같은 파워 KIA 박진두, 벼락같은 축복될까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6-02-15 07:41


KIA 타이거즈 박진두는 오키나와에서 열린 연습경기 2게임에 모두 4번 타자로 출전했다. 미래의 중심타자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오키나와=민창기 기자

박흥식 KIA 타이거즈 타격코치는 "앞으로 우리 팀의 중심타자로 성장할 선수다"고 했고, 주장 이범호는 "제대로 맞으면 타구가 엄청나게 날아간다. 대형 타자가 될 잠재력이 있다"고 했다. 광주 진흥고를 졸업한 프로 3년차 내야수 박진두(20)를 두고 한 말이다.

2014년 신인 드래프트 2차 8라운드 81순위로 지명돼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었는데, 지난 2년간 1군 출전 기록이 없다. 올해 처음으로 1군 스프링캠프에 참가할 정도로 낯선 얼굴이다. 지난해 퓨처스리그(2군) 58경기에 나서 타율 2할9푼1리(206타수 60안타)-11홈런-38타점. 박진두의 지난 시간을 보여주는 데이터다. 당연히 그에 관한 얘기는 '미래형'으로 흘러간다.

요즘 KIA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박진두는 김주형과 함께 가장 자주 입에 오르내리는 선수다. 지난해 11월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에서 코칭스태프의 눈길을 잡아끌더니, 미국 애리조나 1차 캠프를 거쳐 오키나와 2차 캠프까지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박진두는 13~14일 열린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즈, 야쿠르트 스왈로즈와의 연습경기에 이틀 연속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아무리 승패보다 가능성을 테스트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4번 출전이라고 해도 눈에 띄는 행보다.

연습경기 첫날 선발 1루수로 나서 실책 1개를 기록하고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아쉬움이 컸던 첫 연습경기였다. 14일 야쿠르트전에 앞서 만난 박진두는 "배트에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갔다"고 했다. 아무리 연습경기라고 해도 박진두 입장에서는 긴장이 되고,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첫 공식경기였다.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였을까. 14일 야쿠르트전에 수비 부담없는 지명타자로 나섰다. 첫 두 타석에서 좌익수 플라이에 그쳐 의기소침할 수 있었을텐데, 다음 두 타석에서 연달아 좌전안타를 쳤다. 네 타석 모두 주자가 있을 때 타석에 섰다. 경기가 끝나고 만난 김기태 감독은 미소를 머금고 "(좌타자인) 박진두가 득점 주자가 있는 상황이라면, 오른쪽으로 타구를 보내는 타격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래도 가능성을 보여준 기분
이범호와 김기태 감독이 14일 야쿠르트전을 앞두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좋은 2안타였다.

1m87, 125kg. 육중한 체격이 눈에 띈다. 지난해 2군에서 박진두를 지켜봤던 곽현희 트레이닝 코치는 "외국인 타자의 몸이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파워에 관한한 팀 내 최고다.

물론,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1루 수비가 매끄럽지 못하다. 이전에 비해 많이 나아졌다고 해도, 조금 더 시간과 경험이 필요하다. 올해 1군에서 뛴다면, 지명타자와 대타 활용이 가능하다.


박진두의 롤모델은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의 지명타자 데이빗 오티즈. 올시즌 후 은퇴를 표명한 41세 왼손타자다. 오티즈의 호쾌한 스윙을 닮고 싶다고 했다. 국내 선수 중 롤모델이 누구냐고 물어보니, 삼성 라이온즈 최형우를 얘기했다. 최형우처럼 오랫동안 꾸준한 활약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파워를 유지하면서 타격 정확성을 높이고 싶다"고 했다.

박진두가 KIA 타선에 벼락같은 축복이 될까. 미래의 타이거즈 4번 타자의 성장을 지켜보자.

오키나와=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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