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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문 감독, 땡볕에 청백전 심판 자처한 이유는?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6-02-12 07:24


◇정찬헌이 투구할 때 마운드 뒤에서 심판을 보고 있는 양상문 감독. 사진=김 용 기자

LG 트윈스 양상문 감독은 왜 뜨거운 태양 아래 청백전 심판을 자처했을까.

LG의 미국 애리조나 전지훈련장. 12일(한국시각) 자체 청백전이 열렸다. 이 청백전을 끝으로 LG는 애리조나 캠프를 정리하고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로 향하게 된다.

이날 청백저은 7이닝 경기로 치러졌다. 자체 연습경기인만큼 심판도 코칭스태프가 투입됐다. 초등학교 야구 연습경기처럼 투수 뒤 심판이 서 스트라이크와 볼을 판정했다.

그런데 6회초부터 경기를 지켜보던 양상문 감독이 직접 마운드 뒤에 섰다. 심판을 자청했다.

이유가 있었다. 6회초 백팀은 임정우가 마운드에 올랐다. 6회말 청팀의 마운드는 정찬헌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양 감독이 심판을 자처한 것은 두 사람의 구위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직접 체크하고 싶었기 때문.

LG는 올시즌을 앞두고 봉중근이 선발 전환을 하며 마무리 자리가 공석이다. 일찌감치 후보는 정찬헌과 임정우 2명으로 압축됐다. 아직까지 누가 앞선다고 하기 힘든 상황. 양 감독은 오키나와 실전을 거치며 마무리를 최종 확정짓겠다는 계획이다. 그렇기에 두 투수의 구위의 컨디션이 누구보다 궁금할 수밖에 없다. 양 감독은 심판 역할을 넘어 중간중간 두 투수에게 원포인트 레슨을 하기도 했다.

장단점이 극명히 갈린다. 정찬헌은 구위 자체가 좋다. 직구와 커브가 수준급이고 스플리터까지 장착했다. 하지만 제구가 흔들리는 약점이 있다. 반대로 임정우는 구위면에서 정찬헌에 조금 뒤질지 몰라도 안정감은 앞선다.

하지만 감독이 지켜보니 긴장돼서였을까. 이날 연습경기에서는 두 사람은 양 감독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임정우는 6회초를 무실점으로 잘 막았지만, 7회초 이형종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이어진 2사 1, 3루 위기서 문선재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낸 게 다행이었다. 정찬헌은 6회말 최경철에게 1타점 안타를 맞은 데 이어 7회에는 정주현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고 폭투까지 겹쳐 3실점하고 말았다.


글렌데일(미국 애리조나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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