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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갈곳은 이제 메이저리그 밖에 없나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5-12-31 08:50


임창용과 오승환의 해외원정도박 수사가 마무리 단계다. 검찰이 벌금 700만원에 약식기소를 결정, 법원에 청구했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 법적 처분은 마무리된다.

임창용은 삼성에서 방출된 상태다. 내년이면 40인 나이를 감안할 때 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다른 팀에서 영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일본프로야구 쪽도 도박, 특히 조직폭력배가 운영하던 VIP 카지노룸에서 도박을 한 것이 알려지자 반응이 싸늘해졌다. 문제는 오승환이다. 내년이면 34세. 아직 한창 볼을 던질 수 있다. 마무리 투수는 경험이 중요한데 올해까지 2년간 일본프로야구 한신의 주전마무리로 뛰었다. 한신의 간곡한 재계약 요청을 뿌리치며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는데 입장이 묘해졌다.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한신은 협상중단을 선언했다. 대체 마무리투수도 구했다. 일본엔 더이상 갈 수 없는 분위기다.


한신 시절 오승환. 스포츠조선DB
이제 오승환의 행선지는 메이저리그 밖에 없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임창용과 오승환에 대한 징계를 논의한다. 다음주중으로 상벌위원회를 열 계획이다. 임창용은 삼성 소속일 때 물의를 일으켰다. 오승환의 경우는 좀 다르다. 신분은 일본프로야구 한신 소속이다. 삼성에서 뛰었다고는 해도 소속이 외국리그인 선수의 일탈행위에 대해 KBO가 징계를 내리는 것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다만 국내에 유턴한다는 것을 가정했을 때 출전정지 등을 미리 못박을 수 있다.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했을 때 KBO가 일벌백계 차원에서 안전장치를 마련할 가능성이 크다.

오승환은 현재 구위만 놓고 본다면 임창용보다 한 수 위다. 아직 젊어 국내 유턴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현실적인 비난에 직면하겠지만 일부 구단이 무리해서라도 일을 추진할 수 있는 개연성이 있다. KBO는 이 부분을 걱정하고 있다.

오승환은 현재로선 메이저리그 진출에 주력하고 있다. 아직은 조용한 편이다. 내년 초가 되면 본격적인 영입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 메이저리그 구단은 내부 분위기가 천차만별이다. 선수 개인의 범법 행위에 대해 어느정도 눈감아 주는 구단이 있는 반면, 구단 이미지를 위해 강력하게 대처하기도 한다. 오승환이 몸값 욕심을 내려놓는다면 입단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한 메이저리그 전문가는 "마무리가 아닌 중간계투로는 충분히 통할 수 있는 구위다. 한신에서 받던 연봉(3억엔, 약 27억원) 보다는 못하겠지만 눈높이를 낮추면 관심을 가지는 구단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승환은 지난 30일 벌금형이 나오자 장문의 사과문을 통해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다"며 야구팬들에게 사죄한 바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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