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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프로야구 4대 물음표]혼돈의 삼성, 왕조 막내리나?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5-12-30 13:56 | 최종수정 2015-12-30 22:10


2015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 두산베어스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가 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삼성 류중일 감독과 코칭스텝이 패색이 짙어진 8회말 경기를 침통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15.10.31/

2016시즌을 예상하기 힘든 팀 중 하나는 삼성 라이온즈가 아닐까.

삼성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KBO리그의 강력한 원톱이었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항상 삼성을 우승후보로 꼽았고, 다른 팀들은 삼성의 아성에 도전할 대항마 정도로만 꼽혔다. 확실하게 삼성을 넘어설 수 있는 팀은 없었다.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2015정규시즌이 끝난 뒤 삼성에겐 엄청난 혼돈이 찾아온 것.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는 기간에 삼성 선수들의 해외원정 도박 의혹이 보도됐고, 급박한 상황에서 삼성은 의혹을 받은 임창용과 윤성환 안지만 등 주축 투수 3명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그리고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에서 1승4패로 패하며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에 실패했다.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FA 박석민과의 재계약에 실패하며 NC 다이노스에 내주고 말았고, 역대 외국인 선수 최다 홈런 기록을 세운 나바로와의 재계약도 하지 못했다. 거포 우타자 2명을 한꺼번에 잃은 것. 임창용은 검찰 수사에서 억대는 아니지만 수천만원의 해외 원정 도박 혐의를 인정했고, 삼성은 그를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하며 방출했다. 윤성환과 안지만도 수사결과에 따라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게다가 삼성 라이온즈가 내년시즌부터 제일기획으로 이관되면서 팀 경영에서도 다른 길을 걷게 됐다. 이전 성적만을 목표로하는 운영이 아니라 수익을 내는 구조로 바꾸겠다는게 제일기획의 생각. 이는 결국 투자의 축소를 의미하는 말일 수도 있다. 박석민과 나바로를 잡지 못한 것이 결국 긴축 재정의 시작이란 말이 나온다. 다른 팀들이 100만달러 이상을 투자하며 대형 외국인 선수를 데려오고 있는데 삼성은 3명의 외국인 선수를 모두 100만달러 이하를 주고 데려왔다. 올해보다 내년 전력이 저하될 것이 뻔한 상황에서 외국인 선수에대한 투자도 크게 이뤄지지 못한 것에 대해 팬들은 실망감 섞인 반응을 보인다.

삼성은 2011년 우승 이후 조금씩 전력 누수를 겪으면서도 우승을 계속 해왔다. FA 이적과 해외진출, 부상 등으로 주축 선수들이 계속 팀을 떠났지만 이를 육성시스템으로 키운 선수들로 메우며 최강의 팀을 유지했다.

삼성이 위기를 맞았지만 이번에도 이를 극복하고 우승권에서 경쟁할 수 있다고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있는 것도 이때문이다. 박석민과 나바로가 빠졌지만 구자욱 박해민 김상수의 빠른 발과 최형우 이승엽 채태인 발디리스의 타선은 여전히 강력하다. 외국인 투수가 기대만큼의 피칭을 하고 차우찬 장원삼이 제 역할을 한다면 상위권을 달리면서 우승에도 도전할 수 있다는 것. 선수들을 기다리면서 최적의 조합을 찾아내는 류중일 감독의 역량도 무시할 수 없다고 한다.


반면 하위권까지는 내려가지 않더라도 우승은 쉽지 않다는 전망 또한 많다. 아무리 삼성 타선이 견고해도 박석민과 나바로의 공백을 메우기가 쉽지 않은데다 특히 임창용이 빠진 불펜진의 약화가 심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예전엔 불펜이 좋아 뒤지거나 접전 상황에서도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를 할 수 있었지만 이젠 선발이 길게 던져야하고, 타자들도 초반에 점수를 뽑아야한다는 부담을 안게되는 상황이 생겼다. 이는 분명 삼성 선수들에겐 없었던 또다른 긴장감이다.

격변의 시기를 겪고 있는 삼성. 류중일 감독은 어떤 묘수로 난관을 돌파할 수 있을까. 절대 1강이었던 삼성이 다른 팀들과 비슷한 레벨로 내려오면서 내년시즌 KBO리그가 더 흥미를 끄는 건 사실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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