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그에게 쏠리는 기대의 시선이 뜨거워지고 있다. 사실 아무리 봐도 다른 대안이 마땅치도 않다.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김병장' 김용주(24)가 '좌완 선발 고갈'에 허덕이는 한화 이글스의 갈증을 씻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
한화와 삼성의 2015 KBO 리그 경기가 2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렸다. 2회초 수비를 무실점으로 마친 한화 김용주가 덕아웃으로 향하며 포수 조인성의 격려를 받고 있다. 대전=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9.29/ |
|
2010년 1라운드(전체 4순위)로 뽑힌 김용주는 입단 초기 마르고 작은 체구로 인해 구위에 힘이 실리지 않았다. 천안북일고 시절에는 고교 최정상급 투수였지만, 그건 '고교 레벨'에서만 통했던 이야기. 힘이 넘치는 프로 선배 타자들을 이겨내기에는 너무나 작고 약했다. 당시 한화 사령탑이던 한대화 감독은 아예 그래서 김용주에게 "많이 먹고 몸집을 불려라"를 가장 먼저 주문할 정도였다.
시간이 필요했다. 이제 막 고교생 티를 벗은 루키가 프로의 거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래서 김용주는 빨리 군복무를 택했다. 그 기간이 어떤 보약보다도 김용주에게는 효과적이었다. 느긋하게 체력을 키우면서 많은 출전기회를 얻으며 김용주는 비로소 프로에 걸맞는 몸과 마음을 갖추게 됐다.
지난 9월, 2년만에 다시 한화 유니폼을 입은 김용주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여전히 큰 체구는 아니었지만 신인 시절에 비해 확실히 뼈마디가 굵어져 유약한 인상을 완전히 지워냈다. 그리고 날카로운 눈매에는 승부욕을 가득 담았다. 김용주는 9월29일 대전 삼성전에서 5이닝 3안타 2실점으로 데뷔 첫 선발승을 따냈다. 다음 등판인 10월3일 수원 kt전 때도 3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이런 모습 덕분에 팀에서 2016시즌 김용주에게 거는 기대감은 적지 않다. 무엇보다 김용주는 현재 부족한 좌완 선발난을 해소해줄 수 있는 가장 유력한 토종 후보이기 때문. 팀내에서 현재 선발이 가능한 왼손 투수는 김용주 외에 송창현과 임준섭 정도다. 그러나 송창현과 임준섭 모두 부상 이력이 있다. 송창현은 어깨 수술을 받은 뒤 1년간 재활을 마치고 이제야 정상 컨디션을 회복했다. 선발이 무리일 수 있다. 임준섭 역시 팔꿈치 통증 때문에 올해 얼마 던지지 못하고 재활에 임했다. 지난 11월 마무리캠프 시점에 재활 막바지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 스프링캠프에서 정상적으로 선발 대비 훈련을 소화할 수 있는 인물은 김용주가 거의 유일하다. 보통 한 시즌을 선발로 치를 후보들은 그에 걸맞는 체력과 투구량을 채우기 위한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한다. 송창현과 임준섭은 이를 치를 준비가 아직 덜 됐다. 결국 김용주가 내년 시즌 한화의 토종 좌완으로서 거의 유일하게 손꼽히는 이유다. 김용주는 "자신감은 많이 성장한 것 같다. 스프링캠프를 잘 소화해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며 선발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과연 김용주가 한화의 부실한 왼쪽 날개에 힘을 실을 수 있을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