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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파' 이대호 오승환, 미국 진출 어디까지 왔나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5-12-26 08:47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MLB윈터미팅에 직접 참가했던 이대호가 13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입국장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이대호.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12.13

오승환은 현재 괌에서 개인 훈련 중이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박병호는 포스팅을 거쳐 미네소타 트윈스와 계약했다. 이어 김현수는 FA로 볼티모어 오리올스 유니폼을 입었다. 이번 스토브리그에만 2명의 메이저리거가 새롭게 탄생했다. 두 선수가 내년 스프링캠프에서 경쟁력을 보여준다면 2016시즌 메이저리그에선 류현진(LA 다저스)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 강정호(피츠버그)와 함께 총 5명의 코리안 빅리거가 등장한다. 포스팅을 시도했던 손아섭과 황재균(이상 롯데 자이언츠)은 포스팅에 참가한 팀이 없어 실패했다.

이것으로 전부가 아니다. '일본파'들이 남아 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보여준 이대호와 마무리 오승환이 빅리그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4~5개팀의 관심을 받은 이대호는 이달초 MLB 윈터 미팅에 맞춰 미국을 다녀왔다. 이대호는 귀국 인터뷰에서 "4개팀 단장과 만났다"고 말했다. 협상 분위기는 좋았다고 한다. 이대호는 미국에 가더라도 타격은 자신있다고 했다. 일부 언론들은 이대호가 기대에 못 미치는 계약 조건을 제시받은 것 같다고 보도했다. 기간은 2년, 최대 연봉 250만달러라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이대호가 귀국한 후 약 2주의 시간이 흘렀지만 미국쪽 분위기는 잠잠하다. 그렇다고 이대호의 대리인이 그냥 있는 건 아니다. 활발히 물밑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메이저리그 팀들은 크리스마스와 연말 연휴에 들어간 상황이다. 또 스토브리그 시장에 여전히 다수 A급 FA 선수들의 거취가 정해지지 않았다. 요에니스 세스페데스, 저스틴 업튼, 알렉스 고든, 크리스 데이비스 등의 협상이 한창이다. 올해 재팬시리즈 MVP인 이대호가 한국과 일본 무대를 평정했지만 나이(33세)와 수비 주루 능력 등을 감안할 때 우선 순위에 있기는 어렵다. 메이저리그 전문가들은 이대호의 미국 진출 여부는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대호는 미국 진출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하지만 조급하지 않다. 일본 원소속팀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이대호에게 내년 연봉으로 5억엔 정도를 제시해놓은 상황이다.

오승환은 이대호 보다 빅리그 진출이 절박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오승환은 최근 마카오 원정 도박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수천만원에 달하는 도박을 했다고 시인했다. 검찰은 오승환을 불구속 기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벌금형 정도가 예상된다. 일본 원소속팀 한신 타이거즈는 오승환이 조직 폭력배와 연루된 원정 도박으로 검찰 조사를 받자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그리고 오승환 대체자를 구해 계약까지 마쳤다. 오승환이 기소돼 벌금형을 받는다면 KBO리그로 유턴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오승환이 희망한 대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게 최선책이다.


오승환은 한국과 일본 야구에서 마무리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오승환의 대리인은 이미 몇 차례 빅리그팀들과 접촉했다. 그러나 진행된 사항들은 외부로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 언론도 조용하다.

메이저리그에선 불펜 투수(마무리와 계투)는 선발 투수, 야수 보다 계약 규모가 적다.

최근 정상급 불펜 대런 오데이는 볼티모어(4년 3100만달러)와 계약했다. 호아킴 소리아는 캔자스시티와 3년 2500만달러, 라이언 매드슨은 오클랜드와 3년 2200만달러, 토니 십은 휴스턴과 3년 1800만달러에 계약했다. 타일러 클리파드는 아직 거취를 정하지 못했다. 오승환이 경쟁력을 갖춘 건 분명하지만 오데이나 소리아 같은 검증된 불펜 투수 보다 더 뛰어나다고 보기는 어렵다. 메이저리그팀들은 오승환의 나이(33세)와 수술 경력, 그리고 올해 시즌 말미 부상(허벅지) 등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오승환이 미국에 진출하려면 계약 조건이 썩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감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신 미국에서도 통한다는 걸 입증하면 다음 계약 조건은 좋아질 수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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