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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투수에 강한 김현수, AL 특급좌완을 만난다면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5-12-24 09:46 | 최종수정 2015-12-24 09:46


김현수는 국내 시절 왼손투수를 상대로 통산 2할9푼6리의 타율을 기록했다. 특히 최근 4년 동안에는 좌투수를 상대로 3할3푼을 때리며 강세를 나타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왼손 타자중 한 명이었던 토니 그윈은 통산 3할3푼8리의 타율을 기록했다. 3000타석 이상 들어선 역대 메이저리거 가운데 이 부문 18위에 올라있다. 현역 타자 중 통산 타율 1위인 미구엘 카브레라가 3할2푼1리를 기록중인 것을 보면 그윈의 타격 실력이 얼마나 뛰어났는지 알 수 있다. 1982년 데뷔해 2001년 은퇴할 때까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만 뛴 그윈은 19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했고, 총 8차례나 타격왕에 올랐다.

그윈의 강점 중 하나는 좌타자임에도 좌투수에게 그리 약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좌투수 상대 통산 타율이 3할2푼5리로 우투수 상대 타율 3할4푼5리와 큰 차이가 없었다. 부드러운 타격폼과 뛰어난 선구안이 타격의 교과서로 불렸다. 주목할 것은 통산 볼넷과 삼진 비율이 1.82이었다는 점. 삼진보다 볼넷을 두 배 가까이 얻었다는 의미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입단이 공식 확정된 김현수 역시 국내 프로야구 역사상 손꼽히는 좌타자다. 2006년 데뷔해 올해까지 10년 동안 통산 3할1푼8리의 타율을 기록했다. 김현수 역시 좌투수를 상대로 강력한 면모를 과시했다. 통산 좌투수 상대 타율은 2할9푼6리지만, 최근 4년간 좌투수를 상대로 3할3푼을 때리며 우투수(0.301)보다 강한 모습을 보였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타격 실력이 향상됐다는 의미다.

과연 메이저리그에서도 좌타수를 상대로 주눅들지 않는 타격을 펼칠 수 있을까. 메이저리그에도 뛰어난 좌투수들이 많다는 점에서 그들의 면면을 미리 파악해 둘 필요가 있다. 우선 같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 주목해야 한다. 메이저리그에서는 같은 지구 팀간의 경기가 압도적으로 많다. 볼티모어 오리올스는 동부지구 다른 4팀과 각각 19경기씩, 총 76경기를 치른다. 시즌 162경기 가운데 47%를 차지한다.

동부지구의 대표적인 왼손투수는 보스턴 레드삭스 데이빗 프라이스다. 이번에 FA 자격을 얻고 보스턴과 7년 2억1700만달러에 계약했다. 역대 투수 최고 몸값의 주인공이 된 프라이스는 2008년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통산 104승56패, 평균자책점 3.09를 올린 특급 에이스다. 2012년 사이영상을 차지했고, 올시즌에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18승5패, 평균자책점 2.45를 마크하며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올랐다. 프라이스는 좌타자를 상대로도 강하다. 통산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2할2푼이다. 올해에는 좌타자를 상대로 2할6푼2리로 주춤했으나, 김현수에게는 가장 무서운 투수가 될 전망이다. 평균 95마일의 직구, 90마일짜리 커터, 이밖에 커브와 체인지업의 구사능력이 뛰어나다. 볼티모어가 내년 시즌 보스턴과 19경기를 치르는데 프라이스가 선발로 나서는 게임도 적지 않다고 봐야 한다.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에이스 댈러스 카이클도 눈여겨봐야 할 좌투수다. 카이클은 올시즌 20승8패,평균자책점 2.48을 올리며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이제 막 전성기를 열어젖힌 27세의 신예 에이스로 볼티모어는 내년 휴스턴과 7경기를 갖는다. 카이클 등판 경기가 1~2경기 정도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카이클은 직구 구속이 90마일 안팎이며, 슬라이더, 커터, 체인지업 등 완급조절과 컨트롤이 뛰어나 공략이 쉽지 않은 투수다. 특히 올해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1할7푼7리로 '왼손 천적'으로 이름을 높였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크리스 세일 역시 조심해야 할 좌투수다. 2010년 데뷔한 세일은 통산 57승40패, 평균자책점 2.91을 올린 정상급 선발투수로 2012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10승 이상을 기록했다. 올시즌에는 31경기에서 208⅔⅔이닝을 던지며 13승11패, 평균자책점 3.41을 마크했다. 세일은 95~96마일짜리 직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던지는데 특히 탈삼진 능력이 뛰어나다. 올해 274탈삼진으로 이 부문 리그 1위에 올랐다. 통산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2할4리다.

이들 특급 좌완들을 상대로 김현수가 당당하게 방망이를 휘두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휴스턴 애스트로스 댈러스 카이클은 올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최정상급 왼손 투수다. 지난 10월 15일(한국시각)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디비전시리즈 5차전서 투구를 하고 있는 카이클. ⓒ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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