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병호 빠진 KBO리그 50홈런 타자 나올까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5-12-22 10:45


지난 여름 SK로 옮기면서 잠재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정의윤은 내년 시즌 홈런 경쟁에 뛰어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병호가 빠진 국내 프로야구 홈런 경쟁도 흥미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박병호가 미네소타 트윈스로 이적함에 따라 내년 시즌 홈런왕 경쟁은 더욱 흥미를 끌 것으로 보인다.

박병호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홈런왕 타이틀을 거머쥐으며 프로야구 역사상 손꼽히는 거포로 이름을 높였다. 30홈런 시대를 연 김성한과 40홈런의 첫 주인공 장종훈, 그리고 50홈런을 무너뜨린 이승엽을 잇는 프로야구의 당당한 역사였다. 박병호는 지난해 52홈런, 올해 53홈런을 치며 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50홈런을 때리기도 했다. 힘과 기술을 동시에 갖춘 홈런타자 박병호의 바통을 누가 이을까.

아무리 타고투저의 시대라고 해도 50홈런은 아무나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이 아니다. 박병호 이전 50홈런을 때린 타자는 이승엽과 심정수 둘 밖에 없었다. 이승엽은 1999년 54홈런, 2003년 당시 한시즌 최다홈런 아시아 신기록인 56홈런을 터뜨렸다. 심정수는 같은 해 53홈런을 날리며 이승엽의 라이벌로 각광을 받았다. 이후 10여년만에 박병호가 50홈런 클럽에 가입하며 팬들을 기쁘게 했다.

일단 올해 박병호와 함께 홈런 타자로 각광을 받은 NC의 에릭 테임즈가 50홈런에 도전할 수 있는 유력한 후보로 볼 수 있다. 테임즈는 2014년 37홈런에 이어 올시즌에는 47홈런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별볼일 없었던 테임즈는 한국 무대로 옮긴 뒤 기량이 향상된 전형적인 케이스다. 내년에도 테임즈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는 철저한 자기 관리와 한국 야구에 대한 존경심에서 비롯된다. 더구나 NC는 또다른 홈런 타자 박석민이 합류함에 따라 중심타선의 무게감이 한층 높아졌다. 테임즈에게 몰렸던 견제가 분산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박석민도 한 시즌 타율 3할에 20~30개의 홈런을 칠 수 있는 거포다.

아직 계약이 완료되지 않았지만 삼성 나바로도 50홈런에 도전할 수 있는 후보다. 올해 48홈런으로 박병호에 이어 이 부문 2위에 올랐다. 나바로 역시 전형적인 홈런타자로 분류할 수 있다. 지난해 31홈런에 98타점을 때렸고, 올해 48홈런에 137타점을 올리며 삼성에서 가장 강력한 클러치 능력을 발휘했다.

국내 타자로는 삼성 최형우, NC 나성범, SK 정의윤 등이 50홈런은 아니더라도 홈런 경쟁에 뛰어들 수 있는 타자로 꼽힌다. 최형우는 박병호가 나타나기 이전인 2011년 홈런왕에 올랐고, 2014~2015년, 두 시즌 연속 30홈런 이상을 때렸다. 타자로는 타격감이 절정에 오른다는 20대 후반에 접어든 나성범 역시 홈런 타자로 각인될 수 있다. 지난해 30홈런, 올해 28홈런을 친 나성범 역시 홈런 감각만 좀더 높인다면 거포로 손색없는 타자다.

정의윤은 올해 SK로 옮긴 뒤 18개의 홈런을 때려 내년에는 30홈런 이상을 기대할 수 있는 거포로 자리잡았다. 정의윤은 박병호와 마찬가지로 팀을 옮긴 뒤 자리를 잡으면서 잠재력을 발휘한 타자로 주목받는다. LG 시절 기회를 찾지 못한 정의윤은 올시즌 후반기 SK로 옮긴 뒤 김용희 감독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중심타자로 나서며 홈런타자로 성장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시즌 토종 타자들 가운데 정의윤의 행보를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메이저리그와 일본에서도 50홈런은 흔치 않다. 국내 프로야구도 팀당 경기수가 144경기로 늘어났지만 50홈런은 여전히 꿈의 고지로 여겨지고 있다. 오르기 힘든 고지이기 때문에 도전할만한 가치가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