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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삼성구단은 한국시리즈 직전 해외 원정도박 의혹이 있는 선수 3명(윤성환 임창용 안지만)을 엔트리에서 제외시켰다. 당시 김인 전 삼성라이온즈 사장은 선수들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 "선수들이 억울해 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도 않은 혐의에 대한 억울함인지, 아니면 남들도 다 하는데 자신들만 운 나쁘게 걸려 조사를 받게돼 억울한 지 알길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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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순간의 판단 착오로 임창용과 오승환은 선수로서의 영광과 모든 것을 날릴 위기에 처했다. 한미일 어느 리그도 범죄자를 선뜻 영입할 팀은 없다. 야구선수는 연예인들과는 또 다르다. 연예인들은 자숙의 시간을 가지면 어느정도 방송출연이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야구는 팀의 일원이 돼야 한다. 구단, 나아가 모기업 이미지와도 직결된다. 아무리 능력있는 선수라해도 흠결있는 이에게 유니폼을 건넬 간 큰 프런트는 없다.
선수들이 착각하기 쉬운 부분은 1억원, 10억원이 갖는 의미다. FA대박을 터뜨린 NC박석민(4년간 96억원)은 올해 성적기준으로 안타 1개당 1670만원, 한화 정우람(4년 84억원)은 볼 하나당 180만원을 받게 됐다. 아무리 대단한 노동이라 해도 볼하나 던지는데 수백만원을 받을 순 없다. 이 돈은 선수들의 순수 노동대가가 아닌 이미지와 마케팅, 상품성의 대가다. 같은 볼을 던져도 2군에선 수만원을 받고, 사회인야구에선 아예 돈을 받지 못한다.
FA 대박이 트렌드가 되면서 어린 선수들의 생활 패턴은 많이 바뀌었다. 예전처럼 술 담배를 많이 하는 선수는 극히 드물다. 알아서 훈련하고 야구에 매달린다. 야구만 잘하면 인생이 바뀌기 때문이다. 일일이 말해줄 필요가 없다. 보면서 배운다.
불행하지만 이번 일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도박 사건뿐만 아니라 승부조작, 음주운전, 폭행시비 등 야구선수들이 연루될 수 있는 잘못들은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다. 젊고, 돈 많고, 주위에 사람이 많이 '꼬이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선수로 살아가려면 사회규범을 벗어나면 안된다. 그 대가로 부와 명예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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