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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대표팀이 14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시 티엔무구장에서 멕시코와 국가대항전 2015 프리미어 12 대회 조별예선 4차전 경기를 펼쳤다. 득점에 성공한 정근우, 이용규가 덕아웃에서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타이베이(대만)=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11.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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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겨울, 한화 이글스에 새 둥지를 튼 정근우는 상부터 받고 제2의 야구 인생을 시작했다. 골든 글러브다.
그 해 정근우는 SK에서 112경기에 출전해 타율(0.280), 안타(114개), 도루(28개), 홈런(9개), 득점(64점), 출루율(0.368) 장타율(0.408) 등 거의 모든 공격 지표에서 라이벌에 앞섰다. 수비율도 9할8푼9리로 손주인(LG) 정훈(롯데)보다 좋았다. 그는 "한화 소속으로 골든글러브를 받아 조심스럽다. 어떤 소감을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겸연쩍게 웃었지만, 어쨌든 한화는 골든글러브 무관의 위기에서 벗어났다.
2010년대 들어 하위권에서 맴돈 한화는 시즌 뒤 황금장갑 수상자 배출이 쉽지 않았다. 2010년 투수 부문 류현진, 2011년 유격수 부문 이대수, 그리고 2013년 2루수 부문 정근우 등 3명뿐이다. 2012년과 지난해에는 구단 프런트가 시상식 자리만 채웠을 뿐이다. 몇몇 선수가 후보에 이름을 올리고도 기자단 투표에서 고배를 마셨다. 그렇다면 올해는 어떨까.
일단 후보는 정근우와 이용규다. 정근우는 나바로(삼성) 오재원(두산) 박민우(NC) 정훈(롯데) 박경수(kt)와 경쟁한다. 이용규는 김현수 민병헌(이상 두산) 박해민 최형우(이상 삼성) 나성범(NC) 이명기(SK) 손아섭 아두치(이상 롯데) 박용택(LG) 유한준 이대형(이상 kt) 등과 겨룬다.
이 둘은 올 시즌 테이블세터로 맹활약하며 한화의 돌풍을 이끌었다. 정근우가 126경기에서 타율 3할1푼6리에 148안타 12홈런 66타점, 이용규가 124경기에서 타율 3할4푼1리에 168안타 42타점 94득점이다. 정근우는 사상 첫 10년 연속 20홈런에 성공했다. 30대에 접어들어서도 특유의 재치있는 주루 플레이는 여전하다. 이용규는 어깨 부상을 완전히 털고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출루율(0.427)과 장타율(0.424)를 합한 OPS는 역대 개인 최고인 0.851. 타율과 안타, 득점(94점)도 올해 성적이 프로 데뷔 후 가장 좋다.
변수는 역시 경쟁자다. 정근우 스스로 "내가 타면 욕 먹는다"고 손사래 칠만큼 2루수 후보에는 나바로(삼성)가 버티고 있다. 그는 타율(0.298)이 3할 밑이지만 48홈런 137타점 126득점이라는 엄청난 성적을 냈다. 48홈런은 역대 2루수 최다 홈런 기록이자 외국인 선수 최다 홈런 기록. 외야수 부문에도 이용규 못지 않은 각 팀의 간판급 선수가 수두룩하다. 두산은 기본적으로 한국시리즈 우승 프리미엄을 안고 있다. 나성범은 타율 3할에 20홈런 100타점 100득점을 올렸다. 유한준은 최다 안타상, 최형우는 삼성 4번 타자다.
과연 정근우와 이용규는 나란히 웃을 수 있을까. 정근우가 황금장갑을 낀다면 개인 통산 4번째이자 2년 만의 수상. 이용규가 호명된다면 한화는 2005년 데이비스 이후 무려 10년 만에 외야수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배출하게 된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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