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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균(롯데 자이언츠)은 '정보 부족'의 벽을 넘을 수 있을까.
하지만 현재 분위기는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손아섭과 황재균의 처지가 엇비슷하기 때문이다. 황재균은 손아섭보다 파워 면에서 확실히 우위에 있다. 올해 144경기에서 타율 2할9푼에 26홈런 97타점을 기록했고 장타율은 5할2푼1리다. 시즌 전 근육량을 부쩍 늘린 그는 순발력 훈련도 게을리 하지 않으면서 생애 첫 20홈런 고지에 올랐다. 경기 내용은 논외로 치고, 4시즌 연속 결장하지 않은 점도 빅리그 구단에게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한데, 그를 '제대로' 알고 있는 빅리그 구단이 많은 지는 의문이다. 황재균 측의 '홍보'가 부족하면서 황재균에 대한 '정보'를 구단들이 충분히 갖고 있을 리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기도 하다. 이들은 입찰 제로로 귀결된 손아섭의 포스팅도 결국은 파워 부족, 어깨 부상 등 다른 원인보다 그 과정이 너무 성급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근 들어 손아섭에 대한 현지 언론의 보도가 나오긴 했어도, 구단들과 미디어의 시선에는 애초부터 상당한 간극이 존재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손아섭은 다르다. 시즌 막바지에야 구단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말을 하며, 주목도가 덜했다. "박병호가 쿠바 선수라면 1억 달러 계약도 가능할 것" 따위의, 그 흔한 에이전트의 '몸값' 발언도 없었다. 이 때문에 빅리그 구단은 섣불리 포스팅 응찰에 나서지 않았다. 투자란 기본적으로 불확실성에 베팅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야구는 철저하게 기록, 정보의 스포츠 아닌가. 어느 구단도 짧은 기간 동안 완전히 파악을 끝내고 '손아섭에게 베팅해야 한다'는 확신을 가졌을 리 없다.
결국 황재균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선수 기량의 문제가 아닌, 준비와 정보 부족에서 오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물론 프리미어 12에서 박병호와 함께 두 방의 대포를 폭발하 만큼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상당수의 야구팬들도 이러한 결말을 기대하고 있다. 과연 황재균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곧 KBO가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포스팅 공시를 요청하면, 아주 긴박하게 시간이 흘러갈 것이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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