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의환향 김인식 감독, "일본전 승리, 최고의 감격"

"기대 이상의 성적, 모든 팀이 한마음 된 결과다."

'프리미어 12' 초대 챔피언을 차지한 한국 야구대표팀 22일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대표팀 김인식 감독이 구본능 KBO 총재로부터 환영의 꽃다발을 받고 있다.
대표팀은 2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한국과 미국의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미국에 8대0 대승을 거두고 우승을 거뒀다.
김포공항=최문영 기자 [e-mail] /2015.11.22/

야구 국가대항전 프리미어12 대회 초대 우승의 영광을 품에 안은 한국 야구국가대표팀이 22일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했다. 몸이 불편한 가운데에서도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아 기적같은 성적을 낸 김인식 감독은 공항에 나온 100여명이 넘는 환영 인파의 박수와 함성을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김 감독은 이 영광이 자신만의 힘이 아닌 대표팀의 '모든 구성원' 덕분이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이번 대회를 반추하며 가장 먼저 '불안'과 '걱정'이라는 단어를 썼다. 그는 "출발은 좋지 못했다. 굉징히 불안하고 걱정이 됐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삿포로에서 대만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조금씩 팀이 정비가 됐다. 염려했던 투수진도 생갭다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다. 타선도 활발히 잘 쳐줬다"고 전반적인 평가를 했다.

이어 예선부터 이어진 일정에서 팀이 어떻게 강해졌는지 설명했다. 김 감독은 "도미니카와의 예선 2차전에서 초반에 점수가 잘 안나 고전했다. 그러나 이대호의 홈런 이후 타선이 폭발했다. 큰 점수차로 이기면서 선수들이 '삿포로 패배'의 충격에서 회복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을 했다. 이후 베네수엘라와 멕시코를 이기고 미국과도 아주 대등한 경기를 했다. 사실 미국전에는 박병호 등을 선발에서 뺐는데 그로 인해 승부치기까지 가서 지고 말았다"고 회고했다.

21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프리미어 12 결승전 미국과 한국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 전 김인식 감독이 그라운드에 도열하고 있다.
도쿄=김경민 기자 [e-mail] / 2015.11.21.

예선리그를 3승2패로 마친 한국은 8강에서 쿠바를 꺾은 뒤 일본으로 건너가 예선 1차전 0대5 패배의 충격을 안긴 일본과 재대결했다. 김 감독은 '사실상 결승전'이었던 일본과의 4강전의 대역전승이 결국 우승의 원동력이었다고 짚었다. 그는 "일본에 극적인 장면을 만들며 이기면서 선수들의 자신감이 완전히 살아났다. 그 승리로 전체적인 분위기가 상승했고, 우승까지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런 과정이 모든 대표팀 구성원의 화합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선수들이 매우 열심히 해줘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다. 또 여러 코칭스태프와 전력 분석, 또 프런트 역할을 해준 KBO직원들의 박자가 모두 잘 맞지 않았나 한다"며 '하나의 팀'이 우승의 원동력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 우승은 한국 야구 역사에 크게 남을 쾌거다. 김 감독 또한 자신의 야구 인생에서 가장 극적인 우승으로 손꼽았다. 특히 일본과의 4강전 승리에 대한 감격이 큰 듯 했다. 김 감독은 "아시안게임이나 1, 2회 WBC 등을 거치며 일본과는 10회 이상 싸운 걸로 기억한다. 그래도 이번 대회는 너무 힘들었다. 워낙 오타니 공략을 못해 불안감이 컸다. 하지만 결국 일본 야구의 심장부인 도쿄돔의 많은 관중들 앞에서 역전승을 거뒀다. 개인적으로는 제1회 WBC 때 이승엽의 8회 역전홈런 이후 최고의 순간이 아닌가 한다. 사실 그 당시보다 이번 승리가 더욱 극적이었다"고 감격을 전했다.

김 감독 뿐만 아니라 전 국민에게 일본과의 4강전 대역전승은 가장 감동깊은 순간이었을 것이다. 김 감독은 "모두가 잘해준 덕분"이라고 했지만, 분명 한국 야구는 김인식 감독에게 큰 선물을 받았다. 그에게 진 빚은 한국 야구계가 반드시 보답해야 할 듯 하다.


김포공항=이원만 기자 [e-mail]